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보험사 약관대출 증가폭만 늘어

입력
2021.12.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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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 262조4,000억원
전체 증가폭 절반 이하 감소에도 약관대출 증가폭은↑
"대출규제 영향 적어 나타난 '풍선효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로 보험회사들의 3분기 대출 증가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은 증가폭이 상승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26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말보다 2조1,000억 원 늘어난 수치지만, 증가폭은 직전분기(5조2,000억 원)의 절반 이하로 꺾였다.

대출 증가폭 둔화는 가계대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27조7,000억 원으로 2분기 대비 1조1,000억 원 증가했는데, 증가폭은 전분기(1조7,000억 원)보다 줄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6,000억 원 줄어든 결과다. 신용대출 잔액은 7조 원으로 증가폭(1,000억 원)은 전분기와 동일했다.

증가폭이 커진 대출은 약관대출이 유일했다. 전분기 대비 약관대출 증가액은 6,000억 원(대출 잔액 64조4,000억 원)으로, 2분기 증가액보다 2,000억 원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로 수요가 줄고 있는 반면 약관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규제로 인한 영향이 적어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동안 약관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도 약관대출 증가폭이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9월말 주담대 금리는 6월말과 비교해 0.3%포인트 인상됐지만, 같은 기간 약관대출 금리는 금리변동형이 0.1%포인트 인하됐고 금리확정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3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34조5,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1조 원 늘었다. 보험사 전체 대출채권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14%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내려갔고,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12%로 전분기보다 0.12%포인트 감소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별 가계대출 관리 이행 상황과 연체율 등 대출 건전성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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