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하위 20% 아파트값이 떨어질 때 상위 20%는 '역대급'으로 뛰면서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화했다.
5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9.3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4.7)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서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저가와 고가 아파트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1분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억2,575만 원으로 전월 대비 257만2,000원(2.0%) 하락했다. 1분위 아파트 가격이 전월보다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5분위 아파트는 한 달 만에 6,136만 원(5.5%) 오르면서 평균 매매가격이 11억6,743만 원을 찍었다. 관련 집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부동산 자산 격차는 지방에서 더욱 뚜렷하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의 5분위 배율은 10월 6.1에서 지난달 6.5로 확대됐다. 반면 △서울(4.1) △경기(4.2) △인천(4.3) 등 비교적 주택가격이 높은 수도권 지역은 배율값이 낮게 집계됐다. 일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이 뛴 지방과 다르게 수도권은 매수 수요가 고루 증가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 중심의 '똘똘한 한 채' 현상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사정권에 고가 주택이 빗겨나 있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수도권의 5분위 아파트값 평균은 10월(15억307만 원) 이미 주택담보대출 제한선인 15억 원을 넘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전부터 대출이 금지된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외곽지역에 비해 규제 영향이 크지 않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