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파나마에는 독특한 울음으로 유명한 개구리가 산다. ‘퉁가라 개구리’다. ‘퉁’ 하고 길게 울음소리가 나고 바로 이어 ‘크릭’ 하는 소리가 뒤따른다.
이 수컷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바우터 하프베르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 연구팀은 11개 도시지역과 산림지역에서 수컷 퉁가라 개구리 소리를 수집했다. 그 결과 도시 수컷들은 산림 수컷보다 짧은 울음소리를 더 자주, 크고 선명하게 냈다. 천적이 적은 도시에서는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 간 경쟁이 심하고 차량 소음 등 저주파 소음이 많기 때문이다. 경쟁을 뚫고 소리를 전달하려면 더 크고 선명한 소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연구에서 암컷들은 일관되게 도시 수컷들의 울음소리를 선호했다. 연구진이 스피커에 도시 개구리와 숲 개구리 소리를 녹음해 양쪽에 배치한 결과, 40마리 암컷 중 30마리가 도시 개구리를 찾아갔다.
기업 마케팅도 비슷한다. 수많은 광고가 소음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퉁가라 개구리처럼 고유한 소리를 만들어 고객에게 직접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게 MPR(Marketing Public Relations)이다. 일반 광고는 다수를 대상으로 한두 가지 메시지를 TV나 인터넷 등의 매체로 간접 전달한다. 반면 MPR는 일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견 선도자들을 겨냥해 그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자세하고 깊게 전달한다.
애플이 1983년부터 개최하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가 대표적이다. 콘퍼런스에서 애플은 정보기술(IT) 개발자들에게만 신기술을 공개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히트상품 모두 이 콘퍼런스에서 최초 발표됐고, 스티브 잡스나 팀 쿡 등 애플 CEO를 직접 만나는 기회도 제공됐다. 전 세계 모든 개발자들이 가장 참석하고 싶은 행사가 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 등 IT 기업들은 물론 테슬라, 현대차 등 자동차 기업까지 애플을 벤치마킹해서 개발자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광고가 엄청난 소음을 쏟아내는 상황 속에서 고객과 직접 대화하는 MPR 전략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