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커피 칸타타' 한 곡 어떠세요?

입력
2021.11.30 18:30
7·8일 예술의전당서 '한화클래식2021'
바흐·페르골레지의 바로크 음악 공연

클래식 음악계에서 12월은 '합창의 계절'이라지만 베토벤 교향곡 말고도 의미 있는 공연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7일부터 이틀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2021'이다. 올해 9회를 맞는 '한화클래식'은 해마다 공연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고음악 레퍼토리를 자랑해 왔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두 작곡가 바흐와 페르골레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30일 주최 측에 따르면 공연에서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BWV 1060)과 '커피 칸타타'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칸타타 '조용히, 떠들지 말아요(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BWV 84)'가 연주된다.

1736년에 작곡된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은 이름 그대로 바이올린과 오보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현악기를 대표하는 바이올린과 그윽한 음색이 매력적인 목관악기 오보에의 대화가 이뤄지는데, 협주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합이다.

'조용히, 떠들지 말아요'는 바흐가 쓴 세속음악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커피 칸타타' 시리즈의 노래 중 하나다. "커피를 끊으라"며 호통치는 아버지와 커피 애호가 딸의 투닥거리는 대화가 익살스럽다.

바흐에 이어 연주되는 페르골레지의 '슬픔의 성모(Stabat Mater)'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역경을 두고 슬퍼하는 성모 마리아를 노래한 종교음악이다.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는 이탈리아 출신의 바로크 작곡가로, 26세에 죽은 '요절한 천재'로 알려져 있다. '슬픔의 성모'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번 공연에는 고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음악 분야에서도 맹활약 중인 소프라노 서예리가 참여한다. 이준형 클래식 평론가는 "정확한 음정과 가사를 명쾌하게 드러내는 표현법, 가볍고 서정적이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조형 능력이 인상적인 성악가"라고 설명했다. '슬픔의 성모'에서 서예리와 호흡을 맞출 카운터테너 정민호도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 밖에 암스테르담 음악원 교수이자 네덜란드 바흐 소사이어티의 악장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요하네스 리르타우어 등 예술성이 검증된 연주자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한화클래식2021'은 7일 공연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티켓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공연장을 찾기 힘든 클래식 팬들을 위해 온라인으로도 중계된다. 네이버TV를 통해 이틀 공연이 모두 무료로 시청 가능하다. 공연 당일에는 정경영 교수가 해설을 진행하며 작품 이해를 도와줄 예정이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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