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연루설이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관련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3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으나 이들은 이날 모두 재판에 출석했다.
이들은 2010년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를 부양하기로 공모한 뒤, 시세 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주변인들에게 “주가가 2만 원까지 무조건 (올라)간다”고 말하며 매수를 권유해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건희씨는 주가조작과정에서 밑천을 댄 속칭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김씨와 이모씨 측은 “공범관계라는 이들과 공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했다는 것인지, 언제 어떤 방법으로 공모했다는 것인지 전혀 나와 있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 측도 공소사실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회사 출신의 또 다른 김모씨 측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부분에 대해선 대체로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선 사실관계나 법리상 다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대가로 1억여 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5,8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다른 공범들을 최근 구속해 수사 중이고 12월 초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혹의 몸통 격인 권오수 회장은 지난 16일 구속됐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최근 검거된 ‘선수’ 이모씨도 구속된 상태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권 회장 등이 기소될 경우 이들의 사건도 병합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