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기현상, 우리 때문 아냐"… 여론 악화에 방어 나선 금융위

입력
2021.11.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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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금리 상승 요인 조목조목 설명
"국채·은행채 등 준거금리 오른 영향 커"
"방관 태도 보이다 뒤늦게 수습" 지적도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은 국채,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 압박 때문에 각종 금리가 왜곡되는데도 당국이 손놓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지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최근 대출금리 상승 등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대출금리 상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통상 대출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나름의 대출금리를 산출한다. 이 중 대출 준거금리에 해당하는 국채, 은행채는 세계적 긴축 흐름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하반기부터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신용대출·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6월 대비 0.2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권이 취급하는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는 각각 0.4%포인트, 0.27%포인트 상승한 연 4.15%, 3.01%로 집계됐다.

금융위는 또 은행권이 가계부채 총량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깎긴 했으나 대출금리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어나는 왜곡 현상도 해명했다. 고신용자 금리가 저신용자보다 빠르게 오르는 데 대해선 중·저신용자 영업을 강화한 인터넷전문은행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금리가 2금융권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2월부터 이미 나타난 것으로 대출 규제 탓이 아니라고 했다.

금융위가 대출금리 인상 요인을 두고 조목조목 설명에 나선 것은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위가 그동안 "정부는 대출금리에 개입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보이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은 글로벌 신용팽창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나라는 조금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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