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이 또다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하락 거래' 비중도 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대구는 1년 6개월 만에 상승률이 마이너스 전환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 안정 조짐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0.21%다.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률(0.33%→0.29%)이 0.04%포인트 축소되며 올해 최저 수준(1월 첫째 주 0.27%)에 근접했다. 전주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경기(0.27%→0.24%)는 3주 연속 올해 최저 상승률을 이어갔다. 지난 8월 넷째 주 이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는 서울(0.14%→0.13%)은 이번 주 오름폭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아직 인천의 상승률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금리 인상 우려, 계절적 비수기 등 다양한 하방압력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작용하면서 매수심리가 낮아지고 거래 활동까지 감소하며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승폭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아예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에서 실거래가가 직전 거래보다 떨어진 하락 거래 비중은 30% 안팎이다. 특히 경기(28.2%)와 인천(29.1%)은 하락 거래 비중이 올해 최고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변동률(잠정치)은 -0.46%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세종에 이어 대구(0.0%→-0.02%)가 지난해 5월 첫째 주(-0.02%) 이후 1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은 "신규 입주 및 미분양 물량 부담 등으로 동구(-0.05%), 서구(-0.04%) 등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며 80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전주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세종 아파트값은 이번 주도 -0.12% 떨어지며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0.18%→0.16%)도 대출 규제 여파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올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0.12%→0.11%)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줄었고, 인천(0.23%→0.20%)과 경기(0.19%→0.17%)가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