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모(52)씨를 18일 처음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배씨를 조사하면서 천화동인 1~7호 실소유주들에 대한 직접 조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배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배씨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구속)씨의 언론사 후배로 최근까지 해당 회사 법조팀장을 지냈다. 그는 천화동인 7호 소유주로 대장동 사업에 1,046만 원을 투자해 121억 원을 배당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 직후인 지난해 4월 서울 도곡동 한 아파트를 30억 원대에 사들이고, 5개월 뒤 부산 기장군의 2층짜리 건물과 토지를 74억 원대에 구입했다.
배씨는 2009~10년쯤 김만배씨를 대장동 사업 원년 멤버인 남욱(48·구속) 변호사 및 정영학(53) 회계사에게 소개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초기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이강길(52) 전 씨세븐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민간개발이 공영보다 낫다는 사실을 홍보할 필요가 있어 배씨를 비롯한 언론인들과 교류가 많았다"며 "배씨가 당시 '내 뒤에 김만배 형님이 계신데 여야 가리지 않고 성남시 쪽에 인맥이 엄청난 분이다. 나중에 따로 독대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에 따르면 김씨는 남 변호사 등을 소개 받아 대장동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배씨는 '대장동팀'과 교류하며 배당금을 챙겼지만 김씨 등과 달리 검찰 수사선상에서는 제외돼 있었다. 이날 조사 역시 김만배씨 등 구속 피의자들을 기소하기 전에 이들의 혐의를 다지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도 불러 조사했다. 대장동 사업 원년멤버인 정재창(52)씨와 조모(47)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 받을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구속기소)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인물이다.
조씨는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인척으로, 대장동팀이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도움을 줬다. 조씨는 불법 대출 알선 명목으로 이강길 전 대표에게 10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5년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