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가 신작 '전염병의 밤'에서 터키의 국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조롱하고, 터키를 모욕했다는 혐의로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소동은 4월 '전염병의 밤'을 통해 국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는 이유 등으로 한 변호사가 파무크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법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기각했지만, 원고가 불복해 항소심을 제기했다. 파무크에 적용된 법은 '5816법'으로, 터키 공화국을 세운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의 모욕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3월 출간된 이 소설은 1900년대 초 흑사병이 발생한 오스만제국의 가상 섬을 배경으로 한다. 고발인은 파무크가 신작 소설에서 섬의 대통령이 된 주인공을 통해 아타튀르크를 모욕하고, 터키 국기를 '그리스 약국의 상징을 형상화한 재밌는 국기'로 깎아내렸다고 주장했다.
파무크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유지상주의를 지향하는 지도자들에 대한 존경을 담아 소설을 썼다"고 맞섰다.
파무크는 2005년 한 인터뷰에서 터키가 부인하는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언급해 '터키다움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슬람 민족주의 세력의 위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