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을, 위중증 환자 수는 500명을 각각 넘겼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보름 만의 일이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 간격을 1~2개월 앞당겨 연내 마무리짓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곧 겨울철임을 감안하면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확진자 수부터 일정 정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 수는 2,976명을 기록했다. 자정까지 집계를 더한 18시 0시 기준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였던 지난 9월 25일(3,27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187명 발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3,000명대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확진자·위중증 환자 폭증에 수도권 의료체계 붕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지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6%, 인천과 경기는 74.7%와 72.2%를 각각 기록했다.
방역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부스터샷 간격 단축이다. 60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등 고위험군은 6개월에서 4개월로, 50대와 군인·경찰 등 우선접종 대상자는 6개월에서 5개월로 줄였다. 원래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맞았던 사람은 동일한 백신을,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 접종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접종한다.
방역당국은 부스터샷 일정 조정 근거로 50대 이하 접종완료자 449명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접종 뒤 항체를 제일 많이 형성시킨 백신은 모더나, 교차접종, 화이자, AZ, 얀센 순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종한 화이자, AZ 백신의 경우 접종완료 뒤 각각 5개월, 3개월까지 항체를 유지하다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60대 이상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을 2개월 앞당긴 건 이들 대부분이 AZ 접종자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방대본은 22일부터 60대 이상 950만 명에 대한 부스터샷을 시행해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스터샷 예정일 석 달 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접종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부스터샷 일정을 통해 위중증 환자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조건인 겨울철에 부스터샷만으론 어렵다는 얘기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계획대로 부스터샷을 겨우내 다 맞힌다 해도 항체 치료제가 없는 이상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항체치료제가 정식으로 도입되기 이전엔 어떻게든 확진자 규모를 통제해야 위중증과 치명률을 줄일 수 있고, 그러려면 방역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