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영환 외 지음. 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지속 가능한 방안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 경제학자, 유학자, 기업인이 모였다. 그동안 서양의 시스템을 모방하면서 성장해온 한국이 추종자를 넘어서 선두자가 될 방안을 모색한다. 유학자인 이기동 교수는 역사의 흐름을 분석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역사의 틀을 제공한다. 경제학자인 이영환 교수는 경제·사회·심리학 등을 통해 현재의 시스템을 분석해 최신 학문을 알려준다. 기업인인 최수 회장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둘의 대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성'을 현실적으로 확장해 한국의 정체성을 조명하고 잠재력을 끌어낸다. 앵글북스·456쪽·2만 원
△장면들
손석희 지음. '뉴스룸', '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 집중' 등의 시사·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언론인 손석희의 에세이다. 200일 넘게 세월호 참사 현장을 지키며 유족과 함께한 이야기, 세상을 뒤집어 놓은 '태블릿 PC 보도' 과정, '미투' 운동 등 변화의 시간을 지켜보고 보도해온 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굵직한 사건을 다룰 뿐 아니라 MBC에서 JTBC로 이직하며 겪은 경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 평양 방문 뒷얘기도 담았다. 해외 순회 특파원으로 현장에 복귀하는 언론인으로서의 소회도 들려준다. 창비·392쪽·1만8,500원
△조조의 재발견
김학주 지음. 간사한 영웅으로 그려지는 조조를 위인으로 재평가하는 책이다. 조조는 동탁을 살해하려다 실패해 아버지 친구인 여백사 집에 묵는다. 이 과정에서 여백사 가족이 자신을 체포하려는 줄 오해하고 여백사 일가를 몰살했다고 알려진 얘기는 '허구'라고 주장한다. 조조의 군사와 정치 업적을 비롯해 인간성 등 그간 부정적으로 비쳤던 조조에 관한 모든 것을 다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의 문학 활동에 주목한다. 조조는 시를 중심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 중국에 처음으로 문단을 형성하고 전통문학을 반전시킨 문인이라고 강조한다. 연암서가·471쪽·2만5,000원
△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
다카자네 야스노리 지음, 전은옥 옮김. 일본에서 평생 조선인과 중국인 강제 연행, 조선인 원폭 피해 실태 조사를 위해 헌신한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이다. 다카자네는 1939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서울에서 태어나 조선을 억압한 민족인 일본인 태생을 부끄러워했다. 그런 자의식으로 그는 일본 정부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 조선인과 중국인 강제 노동 시설에 강제 노동 실태와 피해자 수를 기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조선 일본 근현대사와 현대 정치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추진한 개헌에 대해선 "역사윤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꼬집는다. 삶창·288쪽·1만6,000원
△인간 너머의 인간
이경민 외 지음. 메타버스 열풍 등 디지털 신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환경 문제로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인간과 비인간 공존의 길을 찾는다. 그 수단으로 '포스트휴먼'을 강조한다. 그동안 배척한 동물, 기계, 자연 등을 포괄하려는 사유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관계를 따져 묻고 다양한 주제를 탐구해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의학자, 신학자, 목사, 윤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포스트휴먼 시대의 신, 인간, 자연의 의미를 다시 묻고, 미래를 위한 지반을 닦는다. 사월의책·236쪽·1만6,000원
△희미한 희망의 나날들
허희 지음. 2012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문학평론가의 첫 산문집이다. '빨간머리 앤'과 '비포 선라이즈' 등 친숙한 소설과 영화를 빌려 왜 자신의 비평을 할 수밖에 없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달콤한 힐링엔 차별의 위계가 숨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시혜자와 수혜자로 나뉘기 때문. 그래서 그는 '위로'의 힘에 주목한다. 책엔 삶의 편린에 대한 작가의 도톰한 사유가 곳곳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실렸다. 더불어 희미함을 막막함이 아니라 낙관으로 살아가기 위해 타인에게 귀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추수밭·228쪽·1만4,000원
△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
리처드 데이비스 지음, 고기탁 옮김. "극한에서 배운다"라는 극적 사례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회복과 성장을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코로나19는 극한 상황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경제와 삶을 쉽게 무너뜨린다는 것을 알려줬다. 저자는 극한 전략 아래 4대륙, 9개국, 16만km를 가로지르는 대장정에 나선다. 5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2004년 발생한 지진해일로 초토화됐던 인도네시아 아체의 재기와 19세기 경제 선진국이었던 영국 글래스고가 왜 사회통합과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 실패했는지에 대한 것 등을 대조해 교훈을 준다. 부키·560쪽·2만2,000원
△파국이 온다
안젤름 야페 지음, 강수돌 옮김. 유럽의 가치비판론자 안젤름 야페가 2017년 영문으로 펴낸 열 편의 에세이를 국내 최초로 번역했다. 원제는 '더 라이팅 온 더 월(The Writing on the Wall)'로 '파국 혹은 재앙의 예고', '대자보'를 뜻하는 말이다. 자본주의의 해체와 그 해체가 야기하는 다양한 대응을 가치비판론의 관점에서 따져본다. 저자는 "자본주의 생산에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론과 실천 사이의 대립을 넘는 '이론적 투쟁'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천년의상상·304쪽·1만8,000원
△외교의 부활
니어(NEAR)재단 지음. 동북아시아를 연구하는 니어재단이 그간의 외교·안보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지도를 제시한다. 1년 전부터 니어재단과 외교·안보 전략가들이 기존의 외교·안보 전략을 재검토하고 상황을 진단해 완성했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강의 힘'. 외교·안보적 위협이 있을 때 일차적 대응 주체는 바로 우리 스스로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중 대립 충돌 및 동북아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우리를 지킬 방안을 모색한다. 중앙북스·496쪽·2만6,000원
△빛의 얼굴들
조수민 지음. 빛을 통해 사람, 공간, 사회로 범위를 넓혀가며 빛의 의미를 다각도로 비춘다. 빛은 공간, 예술, 삶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그릇이다. 그동안 우리는 어떤 빛 속에서 살아왔을까. 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 자유를 얻었지만, 건강을 잃었다. 그간 부족했던 빛에 대한 담론에 물을 댄다. 더불어 빛에 대한 오해를 풀고 더 좋은 빛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미국 시카고는 500만 마리의 철새가 도시를 지나간다. 그 때 외부 조명을 꺼 철새 사망률을 80% 줄였다. 어떤 빛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을유문화사·308쪽·1만6,000원
△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
정수일 지음. 북유럽 4개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를 탐방하며 근현대 세계사의 중심이자 선진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온 유럽 문명의 허와 실을 가려낸다. 유럽의 정신적 기둥인 기독교는 서아시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들어왔다. 춥고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는 어떻게 세계에서 손꼽는 복지국가로 발돋움했을까. 그러면서도 저자는 북유럽 답사에서 복지 및 평화사회로의 길을 간절히 구했다. 덴마크 박물관에서 서울 암사동의 빗살무늬토기와 유사한 토기를 발견해 다른 문명과의 공통점도 찾는다. 창비·484쪽·2만8,000원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 그의 사상을 만나다
김선욱 지음. '악의 평범성'으로 유명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주요한 학문적 논의를 다룬다. '정치는 인간의 복수성에 주목하지만, 철학은 인간의 보편적 모습에 주목한다'. 저자는 아렌트의 사상과 저서 전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한다. 아렌트는 정치를 강조했다. 언어를 통한 정치가 곧 인간성을 만들어낸다는 게 그의 지론. 책은 아렌트의 논의가 개별자 사적 영역의 중요성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인간적 깊이의 계발은 공적 공간의 풍요로 이어지고, 개인을 말살하는 전체주의 체제는 결국 공적 영역을 억압한다는 아렌트의 정치적 자유를 강조한다. 한길사·552쪽·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