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농작물이 뿌리로 토양 속 초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하는 현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농작물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수생태계와 달리 토양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영향과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전에 본부를 둔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초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으로 복합 오염된 토양 환경의 식물 내부로 더욱 잘게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포스텍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영국왕립화학회 소속 국제학술지 ‘환경과학: 나노’ 10월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안전성평가연구소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연구팀은 중금속인 카드뮴과 플라스틱 계열인 폴리스타이렌으로 복합 오염시킨 토양에서 배추과 식물인 애기장대를 21일간 생육하면서 뿌리와 잎의 세포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애기장대 뿌리세포에서 평균 30㎚ 크기의 초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는 토양에 주입한 입자 크기(50㎚)보다 20㎚ 작은 것이다. 연구진은 식물대사 작용을 통해 나오는 저분자 유기산과 주변 미생물 군집 활성 변화를 통해 초미세플라스틱이 더 작게 분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윤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합적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경작한 농작물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에 유통되는 농산물의 초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