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유의 방에 나란히 앉은 반가사유상
입력
2021.11.12 14:30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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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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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군대가 우크라 직접 주둔해야"… 트럼프의 러·우크라 휴전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유럽 군대 주둔'을 골자로 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구상을 제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의 침공 명분이 됐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불허하되, 유럽 국가들이 직접 병력을 보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해 주라는 요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3자 회담 당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한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3자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지 않지만,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강하고 잘 무장된 우크라이나가 탄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우크라이나 방어·지원에 주된 역할을 해야 하고,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해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미국이 휴전 과정을 지원할 수는 있다면서도 "미군의 개입은 없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유럽이 중국을 압박해 러시아를 설득하도록 "더 많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관세 카드'를 내세워 더 강하게 압박하라고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까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된 트럼프 당선자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구상안' 중에서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 대선 과정에서 "(집권 시) 취임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을 뿐, '어떻게 휴전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인지'에 대해선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이 없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WSJ는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수 있는 유럽 군대는 나토가 아닌, 국제 평화유지군 또는 휴전 감시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러시아가 서방의 군 병력을 국경 코앞에 두는 데 동의할 리 없고,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을 꺼리는 유럽 국가들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한 유럽 내 '부담 배분'의 합의 역시 난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약속을 전제로 할 때에만 휴전에 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12·3 불법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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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임 장관 "계엄 위험 소지 있어... 위법한 통신차단 지시 오면 항명"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2·3 불법계엄 사태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또 비상사태에 모든 통신 수단을 장악하고 멈추라는 지시가 있더라도 “위법한 지시는 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과방위원들은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비상계엄 선포 전후의 행적과 대응에 대해 질의했다. 유 장관은 당초 전체회의 전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인가'라는 질문에 “사법부의 판단 영역이라 답할 수 없다”는 답변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황 의원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가 이어지자 “개인적으로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장관은 또 “3일 밤 계엄 선포 사실을 자택에서 TV 뉴스를 통해 알았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와 관련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이후에는 과기정통부 고위공무원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연락해 상황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락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는 “연락처를 몰랐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이후 4일 오전 2시 30분쯤 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요청을 받았고, 오전 3시 30분에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왜 2분밖에 안 걸렸냐”는 황 의원의 질의에 “국무회의 성원을 기다리는 1시간여 동안 안건을 만들고 회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모든 통신 수단을 장악하고 멈추라는 지시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유 장관은 “위법한 지시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제85조에 따라 과기정통부 장관이 비상사태에 통신사업자의 업무 제한이나 정지를 명령할 수 있지만, 이는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라 활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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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도 비상..."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내년 해상 운임비 늘릴 것"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운임비가 오르고 선복도 부족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당장 2025년 1월 미국 항만노조 파업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취임 후 미국 관세 인상, 중국 춘절 등을 앞두고 연말 해상운송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트럼프 2.0시대, 2025년 물류 시장 전망' 세미나를 열고 트럼프 집권 2기 정책 변화에 따른 교역 환경,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을 점검했다. 행사에는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심충식 ㈜선광 부회장,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등 주요 물류 기업의 대표들과 물류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10년 동안 해상운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 초 홍해 사태로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선박이 늘면서 운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 15일 미국 항만노조의 협상 시한이 종료되면서 파업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관세 인상 등이 예정돼 내년 상반기에는 큰 폭의 해상운송 수요 증가 및 운임상승이 예상된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미물류공급망센터장은 이날 기조 강연에서 "트럼프 2기는 무역적자 해소, 제조업 육성, 중국 견제 등을 목표로 관세 정책과 미국 내 법인세 감세 정책 등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며 "트럼프 2기의 강력한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류창고, 트럭킹(화물운송), 라스트마일(배송) 분야에서 인력난과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국내 내수 부진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물류 시스템 스마트화 추진 등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물류 시장에 대해 "물류에 대한 니즈가 세분화돼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물류 효율성·생산성 향상을 위한 물류시스템 스마트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는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세 차례 관세 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인위적으로 미국 수입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해상운임 변동성이 심화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며 "트럼프 2기 관세 부과 발표와 미국 항만노조 현상 시한 만료에 앞서 제조업체들의 완제품 밀어내기 선적 증가로 운임의 추가 상승 여지가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내년 물류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복량 확보, 물류 바우처 지급, 물류 인프라 지원 등 기업 지원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시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강, 한국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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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 정국' 언급한 한강 "밖에서 보는 것처럼 끔찍한 것만은 아니다"
한강 작가가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대혼란에 휩싸인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계엄 선포 당일 시민들이 무장한 군인들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선 용기 등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언급은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드라마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 중 대담자로 나선 스웨덴 번역가 유키코 듀크, 문학평론가 크리스토퍼 레안도어가 한강 작가에게 '한국의 정치적 혼란 및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묻자 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다음은 한강 작가의 발언 전문. -12·3 불법계엄 사태로 한국이 끔찍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같다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제가) 5일에 (한국에서 스톡홀름으로) 떠났는데요. 그 당시와 지금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노벨 위크 기간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제대로 뉴스를 확인하지는 못해서 지금 상황을 되게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정확하게 다 파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끔찍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아요. 그 이유는 이번 일로 시민들에게서, 시민들이 보여주었던 진심과 용기 때문에 감동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이 상황을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많은 시민들이 달려나가서, 집에서 나와서, 모여서,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 서 있기도 했고 맨주먹으로, 아무 무장도 하지 않은 채 군인들 껴안아서 말리기도 하고… 그 모습들이 깊은 감동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 밖에서 보는 것처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돌아가서 정말로 지금부터는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와 상황이 다르게 전개된 것은 해당 사건을 소재로 한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가 읽히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그 일이 벌써 40여 년 전에 일어났고요. 그 일이 일어났던 당시에는 언론이 아주 엄격하게 통제가 됐기 때문에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광주가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더 비극적으로 흘러갔었는데요. 지금은 모두가 휴대폰을 들어서 찍을 수 있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실시간으로 모든 상황이 모두에게 공유가 됐기 때문에 그런 점도 큰 차이라고 생각되고요. 그리고 실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에 달려나간 사람들 중에 젊은 청년들도 있지만 광주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제 또래이거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이 가셨거든요. 당시에는 언론이 통제되었지만 나중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서 진실이 알려졌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얼마나 상황이 나빠질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모두가 걱정과 경각심을 가지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근데 지금 제 책 때문에 말씀하셨는데, 그런 건 아니었고 거기에 제가 아주 약간은 젊은 세대 분들에게 광주로 가는 진입로 역할을 제 책이 조금은 해 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건 조금 과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제대로 뉴스를 보지는 못했는데 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사진을 보기는 했어요. 시위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읽고 있는 사진을 보기도 해서. 뭉클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