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옥죄기와 집값 급등 피로감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이유로 꼽힌다. 아파트 전셋값도 대출 규제 우려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가장 적게 올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0.23%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0.23%) 이후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7월 중순부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갈아치우다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 중단이 발표되기 직전인 8월 셋째 주 고점(0.40%)을 찍었다. 이후 5주 연속 0.40%의 상승률을 이어가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오름폭이 줄어든 이후 8주 연속 둔화됐다.
서울(0.15%→0.14%)은 용산구(0.27%)와 서초구(0.23%)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대다수의 자치구에서 매수세가 위축됐다. 13주 연속 0.20%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강남4구' 역시 전주보다 0.02%포인트 하락하며 0.19%로 내려갔다. 8월 넷째 주 상승률이 0.39%까지 치솟았던 노원구 아파트는 0.14% 올라 상승률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축소됐다.
경기는 중저가와 저평가 매물이 포진한 이천시(0.52%)와 오산시(0.48%) 등에서 높은 상승률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어 2주 연속 올해 최저 상승률(0.29%→0.27%)을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0.37%→0.33%)도 전주 대비 0.04%포인트 하락해 2월 첫째 주 이후 가장 낮았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대출 규제 여파로 지난주보다 상승폭(0.18%)이 0.01%포인트 줄었다. 6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0.12%)만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했고 경기(0.22%→0.19%)와 인천(0.25%→0.23%)은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계절적 비수기와 전세자금 대출 규제 우려 등으로 거래가 감소해 매수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