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물가 상승 당분간 지속... 인플레 일시적일지 의문"

입력
2021.11.11 11:00
"공급병목, 수요 압력 동시 직면"
25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힘 싣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 예견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과연 일시적일지 의문"이라며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달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 총재가 재차 물가 상승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거시경제 전문가 7인과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과거에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됐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사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공급병목 리스크와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동시에 직면한 탓에,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공급병목 영향과 국제유가 상승, 수요 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거란 종전 예측과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에 힘을 실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해선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 정책이 전환되면서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며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도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조아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