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선 굵은 트렌드 중 하나는 단연 ‘전기차’가 시장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세그먼트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공개하며,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자동차 소비자들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 전기차, 미래자동차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전기차 = 최신의 기술’이라 생각하는 점이다.
최근 다양한 전기차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이 태동했던 19세기 말은 물론 20세기 초반을 거쳐 중후반까지도 꾸준히 계보가 이어졌다.
글로벌 자동차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GM 역시 브랜드, 그룹의 출범 직후인 20세기 초반부터 다양한 전기차 개발 및 관련 기술 연구 활동을 이어오며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 때문에 ‘쉐보레 볼트 EV’로 대표되는 ‘대중적인 전기차’ 개발을 이뤄냈고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GM은 과거 어떤 모습을 거치며 전기차 개발을 이뤄냈을까?
1912 일렉트릭 트럭
‘미래적인 이미지’를 상징하는 전기차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기는 사실 19세기 말, 그리고 20세기 초라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전기를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많은 부분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었고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말 그대로 ‘전기차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는 시간이 펼쳐졌다. 토마스 에디슨 등을 비롯한 과학자·발명가는 물론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자신들의 전기차를 선보였던 것이다. GM 역시 마찬가지였다.
1912년, GM은 그룹 역사상 최초의 전기차, 일렉트릭 트럭을 선보였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니켈-철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일렉트릭 트럭은 GMC 브랜드를 통해 총 682대가 판매되었다.
일렉트릭 트럭은 분명 고전적인 자동차였으나 당대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차량이었다.
잠시 멈췄던 전기차의 시계
19세기 말, 20세기 초 말 그대로 황금기를 이어갔던 전기차는 세계대전의 연속 속에서 잠시 그 시계를 멈췄다.
일부 기업들이 전기차를 생산, 판매하고 또 관련 기술을 개발하긴 했지만 전쟁의 포화 속에서 미래보다 ‘지금의 승리’를 약속하는 내연기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세로 인해 전후에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연기관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기차는 잠시 시야 밖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일렉트로베어(Electrovair) 시리즈의 등장
1960년, 전 세계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은 다시 한번 전기차에 대한 가능성을 가늠하며 다시 한 번 전기차 부분에 투자에 나선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GM은 당대 시장에서 호평 받았던 차량 ‘코베어(Corvair)’를 기반으로 1964년 전기차 ‘일렉트로베어’를 개발한다.
전기를 뜻하는 ‘일렉트릭’과 코베어를 조합한 이름이며 당대의 디자인 기조 및 GM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 받은 차량이다. 참고로 보닛과 트렁크에는 모터와 배터리가 가득 채워져 ‘실용성’은 아쉬움 차량이다. 대신 90마력을 내는 AC 모터, 그리고 450V 기반의 배터리를 장착하며 주행 성능에 있어서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던 차량이다.
일렉트로베어 곧바로 발전을 이어간다. 1966년 GM은 일렉트로베어를 잇는 일렉트로베어 2를 선보인다. 일렉트로베어 2는 일렉트로베어 초기 모델보다 더욱 우수한 115마력의 AC 모터를 장착해 주행의 매력을 높였고, 배터리 시스템 역시 한층 개선되었다.
이러한 발전을 통해 일렉트로베어 2는 최고 128km/h(80mph)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 상황에 따라 130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제시해 ‘전기차의 실용성’ 그리고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달을 달리는 GM의 전기차
GM의 전기차 연구, 개발의 결실은 지구에 한정되지 않았다.
냉전이 촉발한 우주 탐험, 개발 등의 경쟁에 나사는 GM에게 월면차 개발을 요청했고, GM은 달 위를 달리며 우주인들을 보호하고 돕는 특별한 경험을 얻게 되었다. 참고로 GM의 월면차는 아직도 달에 존재한다.
참고로 1971년 사양의 GM 월면차는 아주 약한 출력의 모터를 탑재했지만 32인치 크기의 휠을 바탕으로 달 표면을 보다 수월하게 달릴 수 있었다. 이 월면차는 당시의 많은 이들의 꿈을 품고 있던 만큼 다시 달을 찾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우주인들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보다 실재적인 연구에 집중한 시간
1977년 GM은 쉐보레 쉐벳(Chevette)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일렉트로벳(Electrovette)을 선보였다.
일렛트로벳은 단순히 ‘전기차의 개발’에 집중한 것이 아닌 ‘전기차의 규격’ 그리고 시장성 등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위해 제작된 차량이었다. 실제 GM은 일렉트로벳을 통해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배터리 규격, 모터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의 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은 1990년 데뷔한 올-일렉트릭 임팩트(all-electric Impact)로 이어진다.
디자인도 세련될 뿐 아니라 공기역학적인 실루엣이 ‘시대의 발전’을 느끼게 한 것처럼 GM은 이 임팩트에 당대 최신의 전기차 관련 기술을 더해 ‘전기차의 시장 경쟁력 향상’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게다가 GM 내부에서는 당대의 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전기차’를 만드는 것 외에도 전기차를 구매하고, 운영하는 것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대비 달라지는 삶의 형태, 모습을 조사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
이 의지를 실현한 차량이 바로 1997년 데뷔한 EV1다. EV1은 1,000대 이상이 만들어진 최초의 양산 전기차의 의미도 있었지만 ‘전기차가 바꾸는 삶’을 추적, 분석하기 위한 또 하나의 연구 매개체였다.
이에 따라 GM은 EV1를 리스 방식으로 캘리포니아 및 미국 남서부 고객들에게 제공했고, 각 고객들이 EV1으로 어떤 형태의 삶을 즐기고, 그 속에서 전기차가 어떤 모습과 특징, 단점 등을 보이는지 세밀하게 살필 수 있었다.
볼트(VOLT), 스파크 EV 그리고 ELR의 등장
21세기, GM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인다.
먼저 쉐보레 브랜드와 캐딜락 브랜드로 각각 2010년과 2014년 출시된 볼트(VOLT)와 ELR은 내연기관의 지속성을 전기차에서 구현하기 위해 E-플렉스 시스템을 품은 ‘주행 거리 연장 전기차(EREV)’로 개발되었다.
데뷔 초기에는 그 컨셉이 명확하지 않아 시장의 혼란을 이끌었지만 훗날 ‘레인지 익스텐션’ 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차가 등장하며 ‘GM의 선견지명’을 느끼게 했다.
EREV 사양의 볼트와 ELR은 전기차 고유의 고요하면서도 직관적인 운동 성능의 구현은 물론이고 독특한 E-플렉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우수한 주행 거리, 그리고 다양한 연료에 대한 대응까지 가능한 진정한 ‘선행 기술’을 품은 차량으로 평가받있다.
참고로 2도어 모델로 개발되어 날렵한 이미지를 과시했던 캐딜락 ELR은 후속 모델 없이 단종되었지만 볼트의 경우 2016년의 2세대 볼트로 이어지며 한층 개선된 성능과 주행 거리, 운영의 매력을 제시했다.
2013년 데뷔한 스파크 EV는 순수한 전기차의 가능성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차량이자 체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이목을 끌었다.
실제 스파크 EV는 외형 변화로 인해 ‘경차’의 범주에서는 벗어난지만 특유의 우수한 성능으로 ‘전기차의 즐거움’을 보다 직설적으로 알렸다. 게다가 이러한 주행 성능에서 시작된 ‘스포츠카와의 드래그 대결’로 이어지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신뢰도 높은 대중적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그리고 볼트 EUV
2017년, GM이 선보인 쉐보레 볼트 EV(BOLT)는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신뢰도 높은 전기차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해외에서는 해당 포지션을 ‘닛산 리프’가 담당했지만 국내에서는 충전 규격, 가격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고, 그 자리를 볼트 EV가 차지한 것이다. 볼트 EV는 콤팩트하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외모, 체급 대비 넉넉한 공간, 그리고 우수한 운동 성능과 주행 거리의 매력을 통해 ‘전기차의 대중화’의 대표주자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GM와 LG이 협력한 점, 그리고 1회 충전 시 383km의 주행 거리를 갖췄다는 점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의 겨울, 여름 등과 같은 다양하고 혹독한 환경에서도 전기차의 성능과 품질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점 역시 칭찬의 이유가 되었다.
볼트 DNA의 새로운 도약, 볼트 EUV & EV
2021년 GM은 볼트 EV에 새로운 변화를 더한다.
디자인과 실내 공간의 개선, 그리고 일부 기능 등의 개선을 거친 2022 쉐보레 볼트 EV를 선보였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SUV의 형태로 그 활용성과 공간 가치를 더한 2022 쉐보레 볼트 EUV를 선보인다.
2022 볼트 EUV와 볼트 EV는 최신의 쉐보레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해 더욱 스포티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제시한다. 특히 볼트 EUV는 시장의 선호도가 높은 SUV로 개발되어 ‘시장의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여기에 이전부터 이어진 견실한 구성이 뒤 따른다. 군더더기 없는 주행을 연출하는 150kW의 전기 모터 및 65kWh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주행 거리의 매력을 그대로 계승할 뿐 아니라 가격 부분에서도 합리적 매력을 드러내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