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빛
김수온 지음. 소설 '( )'(괄호)로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을 포함해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여자, 아이, 물, 햇빛, 도시, 먼지 등의 반복된 재료를 바탕으로 이미 잊힌 과거를 쌓아올린다. 지난날의 기억을 환기하지 않고 과거는 그 자체로 남겨두어, 아무것도 씌워지지 않은 빈 괄호의 모양으로 빈자리를 보여준다. 빈 과거에 발목을 묶인 채 현재를 살아가는 화자들의 삶을 담아냈다. 문학과지성사·254쪽·1만4,000원
△호미
정성숙 지음. "천한 일은 호미를 쥔 자들의 몫'이라는 저자의 한마디가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천한 일'은 사라지지 않고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은 필요하다. 농사를 하며 소설을 쓰는 저자가 여성 농부의 관점에서 농촌 현실을 생생하게 다룬다. 가부장적 폭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농촌 현실을 드러내며, 여성 농민이 짊어진 이중의 무게를 보여준다. 도시 문화가 농촌을 지배하면서 농민이 예능 프로그램 소재로 전락한 현실에서 '진짜 농촌'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삶창·282쪽·1만4,000원
△나인
천선란 지음.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천 개의 파랑'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17세의 평범한 고등학생 '유나인'은 어느 날부터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승택'이라는 소년이 자신도 같은 존재라고 말하며 '나인'은 아홉 번째 새싹으로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알려준다. 숲의 속삭임을 따라 2년 전에 실종된 '박원우'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나인과 친구들을 통해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목소리가 무엇인지 성찰하게 만든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는 한국형 '영어덜트'를 표방하는 소설Y 시리즈 중 하나다. 창비·428쪽·1만5,000원
△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전혜진 글·다드래기 그림. 고대 그리스 여성 수학자 테아노와 히파티아부터 한국 수학자 영수합서씨, 홍임식 등 여성 수학자 29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여성 수학자들이 남성에 비해 부족한 기회 속에서도 수학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이뤄 온 업적과 성취를 다룬다. 수학의 개념과 원리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들려주는 수학의 역사이자 그로 인해 진보한 인류의 역사 이야기다. 지상의책·380쪽·1만6,500원
△당당하게 나답게 그림책 4: 함께하는 저녁시간
이꼴 글·가비 그림. 어린이들이 여성성,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저녁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정에서의 역할이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누가 만들어놓은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다산어린이·40쪽·1만2,000원
△폭풍이
궈징 지음. 공원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자에게 거리를 두던 떠돌이 개가 마음을 열고 여자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폭풍우가 치는 날 여자가 떠돌이 개를 집으로 들인다. 떠도는 삶을 살던 개가 영원한 집을 찾는 이야기를 통해 머물 곳이 있는 상황이 마음에 큰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알려준다. 반려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진정한 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시공주니어·44쪽·1만2,500원
△엄마랑 나랑
코즈비 A. 카브레라 글·그림. 이상희 옮김. 2021 칼데콧 명예상, 코레타 스콧 킹 일러스트레이터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엄마와 딸이 비오는 날 함께한 하루를 담았다. 딸의 시선에서 하루를 바라본다. 엄마와 자신을 비교해서 닮은 점을 찾고, 엄마의 말투를 따라 하는 모습에서 아이의 순수한 사랑이 전해진다. 아이의 질문에 엄마는 진심 어린 답을 건넨다. 책 속에서 엄마가 재봉틀 작업을 하는 모습은 수제 봉제 인형 제작자이자 그림책 작가인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비룡소·40쪽·1만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