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효과' 제주 관광객 벌써 1000만 넘었다

입력
2021.11.10 17:30
지난해보다 40일이나 앞당겨 달성
이달 들어  단계적 일상 회복 더 탄력
1일 평균 방문객 수도 4만명 육박
이례적인 ‘가을 성수기’까지 등장

제주 방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40일이나 빨리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이달부터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됨에 따라 제주관광 회복 속도는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은 1,00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난해 1,000만 명을 넘어선 시점인 12월 17일보다 40일이나 빨라진 것이다.

이처럼 제주관광 회복세가 뚜렷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사라진 외국인 관광객을 대신해 내국인 관광객들이 해외 관광 대체지로 제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일 기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00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2만 명에 비해 16.3%나 늘었다.

내국인 관광객들은 올해 제주 관광 성수기도 바꿔났다. 지난1월에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로 월 관광객 수가 43만 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4월 107만 명을 시작으로 관광객 수가 급증세를 탔다. 이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례적으로 '가을 성수기'가 등장했다. 통상적으로 9월은 극성수기인 8월과 비교해 관광객 수가 20% 이상 줄었지만, 올해는 소폭 감소에 그쳤다. 또 10월에는 올들어 월별 관광객 수가 가장 많은 117만 명을 기록, 8월(97만 명)에 비해 19.5%나 늘었다. 여기에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면서 가을 성수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실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제주공항 출·도착 이용객은 60만6,9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만8,227명보다 6.8% 증가했다. 이 기간 제주공항을 통해 제주로 들어온 입도객은 하루 평균 4만3,300여 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주말에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은 거의 만석으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 위드 코로나로 12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침체에 빠졌던 단체관광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기업체 인센티브관광이나 올레길·한라산 등반 동호회, 가족·친목단체 등 소규모 단체관광 수요가 늘고 있고, 전세버스 가동률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반면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은 제주국제공항의 해외 직항 노선과 무사증 입국 재개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주를 찾는 해외 관광객이 중국과 일본 등에 집중돼 있어 해당 국가의 코로나19 상황과 국가적인 협의, 제주지역 방역 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시내면세점이나 외국인카지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업종은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월 말까지 4만276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143만2,498명의 2.8% 수준에 불과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최근 추세라면 올해 누적 관광객은 1,210만 명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그동안 위축됐던 여행심리가 풀리면서 이례적인 가을 성수기가 등장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해외 여행 시장이 회복되기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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