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포상금을 내걸었다. 감염원을 신고하면 1,800만 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중국 각지에서 코로나19가 동시다발로 확산하는 데도 최초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의 국경도시 헤이허는 8일 “코로나19 감염 원인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가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경우 10만 위안(1,850만 원)의 포상금을 줄 것”이라고 공지했다. 중국 대졸자 평균 초임(6,000위안)의 16배가 넘는 액수다. 시 당국은 “경미한 위법행위는 적극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면 처벌을 면할 것"이라며 “반면 고의로 은폐하거나 사실대로 알리지 않아 감염원 규명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놓은 셈이다.
헤이허가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건 코로나 확산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전파가 시작돼 20여 일간 중국 각지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는 사이 헤이허의 감염자는 240명으로 불어났다. 헤이허뿐만 아니라 중국의 고위험지역은 7곳, 중위험지역은 81곳으로 늘어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사실상 전역이 코로나 위협에 직면했다.
하지만 감염원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지난 7월 난징 공항으로 유입된 델타 변이가 확산될 당시 초기에 전파경로를 파악해 한 달여 만에 사태를 수습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중국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사방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코로나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다 보니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자를 0명으로 틀어막는 중국 특유의 ‘무관용’ 원칙은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 헤이허가 전례 없는 거액의 포상금으로 주민들의 신고를 유인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에 환구시보는 9일 “바이러스 발생 원인과 전염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코로나와의 인민전쟁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인민전쟁’은 지난해 2월 중국 내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달해 누적 확진자 3만 명, 사망자 500명을 넘어서자 시진핑 주석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조한 말이다.
불안감이 가중되다 보니 ‘격리 보험’이 각광을 받고 있다. 매월 최소 9.9위안(1,820원)을 내고 14일 격리 기간 하루 최대 200위안(3만6,880원)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신랑차이징은 “올해 1~3분기 충칭에서만 2,000개 넘게 팔렸다”며 “이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서 시들해졌다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보상받을 특약 조건이 복잡해 약관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