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년의 신비 ‘한국의 사막’ 신두사구 체험하세요

입력
2021.11.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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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13일부터 '2021년 대한민국 사구 축제'
태안군, 신두사구 천연기념물 지정 20주년 기념 축제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 생태탐방로 체험 
바다와 사구절경, 송림, 억새의 향연 만끽

한 줌 쥐기 무섭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 중동의 사막에 온 듯한 모래언덕,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식물, 초록의 송림 너머 펼쳐진 검푸른 바다…

1만5,000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충남 태안의 신두리사구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태안군은 13일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2021년 대한민국 사구 축제'가 열린다고 9일 밝혔다. 신두사구의 천연기념물 지정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축제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탐방 및 체험·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돼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던 생태학습 기회가 열린다.

축제에서는 사물놀이 공연 및 전통 연날리기와 함께 생태탐방로 4km를 걷는 '해안사구 걷기대회'도 진행된다. 모래 깃대지키기 게임과 소똥구리 굴리기 게임, 샌드아트 강연 및 체험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준비했다. 행사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사전접수와 현장접수 모두 가능하다. 행사기간 동안 주행사장 창구와 사구 일원에서는 △해안사구 사진 전시 △사구 캐릭터 페이스페인팅 △사구생물 모래찍기 놀이 △사구센터 영상물 관람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신두사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사구지대다. 1만5,000년 전 빙하기 이후, 바다 바람과 파랑이 해안가로 모래를 옮겨 서서히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안 사구의 독특한 생태계도 주목할 만하다.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와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메꽃을 비롯해 갯방풍 등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1급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과 종다리, 맹꽁이, 쇠똥구리, 사구 웅덩이에 산란하는 아무르산개구리, 금개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사구는 해변을 따라 길이 약 4km, 너비 500m~1.3km로 형성돼 있다. 이 가운데 원형이 잘 보존된 북쪽 일부분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태안군 관계자는 "고운 모래사구와 푸르른 가을 산책로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즐거운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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