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장 잡아라' 보험사 이어 제약사도 요양산업에 군침

입력
2021.11.09 18:30
종근당, 9월 벨포레스트요양원 개원
KB손보, 2017년 요양산업 진출…시설 3곳 열어

한국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자 보험사에 이어 제약사도 요양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계열사인 종근당산업은 지난 9월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벨포레스트요양원을 개원하며 요양산업에 진출했다. 국내 제약사가 요양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건 종근당이 처음이다. 벨포레스트요양원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연면적은 4,929㎡(약 1,491평)다. 84개의 개인 침실과 물리치료실, 재활치료실, 가족면회실 등을 갖췄다.

입소자 전원에게는 개인 침실이 배정된다. 물리치료사가 개인별 기능 수준에 맞춰 1대 1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강현실(AR)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인지재활과 최신 의료장비를 사용하는 신체재활 등이다. 종근당산업은 입소자 1.9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배정해 돌봄 서비스의 집중도를 높였다. 반경 10㎞ 내 강동경희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등 대형 의료기관이 있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도 가능하다. 종근당산업 관계자는 "일반적인 요양을 넘어 정서적 만족감과 삶의 질을 높이는 돌봄 서비스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요양산업은 아니지만 제약·바이오 기업 중 GC녹십자는 1991년 검체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을 설립했고, 2008년에는 녹십자의료재단 소속 의료기관인 '녹십자아이메드' 1호점을 서울 서초구에 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중구에 2호점을 추가했다. 녹십자아이메드는 노인들이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노인에 초점을 맞추는 건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실버산업의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2030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2060년에는 세계 2위 고령국가가 돼 실버산업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 2조9,349억 원이었던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10조316억 원으로 8년 새 3배 넘게 불어났다. 연평균 성장률은 16.6%에 이른다.

이런 시장에 보험업계는 제약업계보다 먼저 눈독을 들였다. KB손해보험은 2016년 자회사를 설립하고 2017년 강동케어센터(주야간보호시설), 2019년 위례빌리지(노인요양시설·주야간보호시설)를 개소해 요양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올해 5월에는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두 번째 도심형 요양시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를 열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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