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기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IDC) 등을 비롯한 비통신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에 호실적을 가져왔다.
KT는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174억 원, 영업이익 3,824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와 30%씩 증가한 규모다.
우선, 5G 분야에선 견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5G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561만 명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39%를 차지했다. 무선서비스 매출에선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조6,978억 원을 가져갔다. 3분기 1인당 평균매출의 경우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3만2,476원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에선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5,107억 원을 올렸다.
비통신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눈에 띈다. KT의 비통신 사업인 IDC 기반 기업간거래(B2B), AI, 미디어·콘텐츠 등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 3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3분기 B2B 수주금액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IDC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했다. 고객센터에 AI 콜센터(AICC) 솔루션을 도입하는 고객사도 확대되면서 AI·디지털전환(DX)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했다.
인터넷(IP)TV 사업은 아동용 콘텐츠 활성화 등에 따라 3분기 연속 10만 이상의 가입자 순증을 가져왔다. IPTV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912만 명을 달성한 가운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734억 원을 기록했다.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탈통신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통신 시장은 SKT, KT, LGU+ 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약하고 성장이 둔화된 반면 AI, 콘텐츠, 플랫폼 등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량이 비통신 분야에 집중되다 보니 통신과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줄어든 양상이다. KT의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6,0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했다. 3분기 누적규모 역시 전년 대비 17.9% 감소한 1조4,648억 원에 그쳤다. 일각에선 지난달 25일 KT 유무선 인터넷 마비 사태도 이런 회사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평가한다.
한편 KT의 통신장애 피해보상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KT는 개인 이용자는 15시간, 소상공인은 10일 기준으로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총 350억~4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일회성 비용인 만큼 KT의 중장기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KT 올해 영업이익 추정액(1조4,700억 원)의 2% 수준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네트워크 장애 발생이 KT 가입자 점유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며 "약정 때문에 당장 해지가 어렵고 결합상품이 많으며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현재의 유통환경 때문에 경쟁력 약화·시장점유율 하락을 일으키지 않은 것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