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분당은 수평 리모델링, 원도심은 수직 가로주택"

입력
2021.11.0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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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수직증축은 교통정체 유발하고 열섬 초래 
주차장 지하로 내려 상층부 녹지공간 확보 방안도
원도심 '땅 주면 도로 깔아줄게' 방식 가로주택 개발 
지하주차장도 확보... 도로 넓으면 용적률 상향가능

“분당은 리모델링을 통해, 원도심은 소규모 블록개발(가로주택)을 통해 성남을 확 바꾸겠습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낙후된 성남 원도심과 1기 신도시 분당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풀 수 있는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원주민 재정착(원도심)과 주거환경 개선(분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성남을 '살기 좋은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은 시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만나 “분당의 경우 수직증축이 기술적 한계로 힘들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 2, 3개 층만이라도 수직증축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수직증축이 어렵다면 옆으로 건물을 늘리고, 지하공간을 만들어 단지 내 상층부 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아파트 옆공간을 늘리고 주차장을 지하로 내리면 상층부는 녹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직증축은 오히려 교통정체를 유발해 소음과 매연으로 '열섬'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은 시장은 특히 “현재 리모델링 용역과 진단,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는 리모델링 기금이 540억 원인데 이를 1,000억 원 규모로 늘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도심은 분당과 반대로 높이로 승부를 걸겠다는 게 은 시장의 구상이다. 원도심은 특성상 도로개설이 힘들기 때문에, 소규모로 개발하면서 토지 일부를 내놓으면 성남시가 도로를 개설하고 지하주차장까지 설치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용적률이 높아져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은 시장은 “관련법에 따르면 1,000세대 단지로 조성할 경우 도로폭과 주차대수 등과 관련해 각종 규정이 많지만, 100~200세대 규모의 가로주택은 관련 규정이 없다”며 “토지주들이 땅만 내주면 인도 등을 포함해 8~10m 도로는 물론 지하주차장까지 시 예산으로 개설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용적률이 높아지는데 시에서도 가능한 용적률을 최대로 올려 주겠다”고 제안했다.

은 시장은 ‘판교 도시재생’에 대한 큰 그림도 내놓았다. 그는 “강남의 유동인구는 아침·점심·저녁 골고루 분포돼 있는데, 판교는 출·퇴근 시간대에만 붐빈다”며 “판교 조성 당시 ‘일단 들여놓고 보자’ 식으로 업무단지로 추진하다 보니 공동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 시장은 그러면서 “판교를 게임콘텐츠특구로 조성해 각종 규제와 제한을 풀어 줄 것”이라며 “현재는 현수막도 제대로 걸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새로운 소비나 문화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시장은 이를 위해 ‘판교 트램’이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성남시 1인 가구 비율은 35%가량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60% 이상이 60대에 달하고 20대도 20%나 된다.

그는 “성남시 1인 가구 비율이 과할 정도로 높아 심각한 수준”이라며 “동네 약국 일부를 ‘사랑방약국’으로 육성하고, 구청에 ‘거북 키우기’ 협약을 맺어 수조와 거북을 지원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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