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은 리모델링을 통해, 원도심은 소규모 블록개발(가로주택)을 통해 성남을 확 바꾸겠습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낙후된 성남 원도심과 1기 신도시 분당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풀 수 있는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원주민 재정착(원도심)과 주거환경 개선(분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성남을 '살기 좋은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은 시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만나 “분당의 경우 수직증축이 기술적 한계로 힘들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 2, 3개 층만이라도 수직증축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수직증축이 어렵다면 옆으로 건물을 늘리고, 지하공간을 만들어 단지 내 상층부 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아파트 옆공간을 늘리고 주차장을 지하로 내리면 상층부는 녹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직증축은 오히려 교통정체를 유발해 소음과 매연으로 '열섬'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은 시장은 특히 “현재 리모델링 용역과 진단,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는 리모델링 기금이 540억 원인데 이를 1,000억 원 규모로 늘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도심은 분당과 반대로 높이로 승부를 걸겠다는 게 은 시장의 구상이다. 원도심은 특성상 도로개설이 힘들기 때문에, 소규모로 개발하면서 토지 일부를 내놓으면 성남시가 도로를 개설하고 지하주차장까지 설치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용적률이 높아져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은 시장은 “관련법에 따르면 1,000세대 단지로 조성할 경우 도로폭과 주차대수 등과 관련해 각종 규정이 많지만, 100~200세대 규모의 가로주택은 관련 규정이 없다”며 “토지주들이 땅만 내주면 인도 등을 포함해 8~10m 도로는 물론 지하주차장까지 시 예산으로 개설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용적률이 높아지는데 시에서도 가능한 용적률을 최대로 올려 주겠다”고 제안했다.
은 시장은 ‘판교 도시재생’에 대한 큰 그림도 내놓았다. 그는 “강남의 유동인구는 아침·점심·저녁 골고루 분포돼 있는데, 판교는 출·퇴근 시간대에만 붐빈다”며 “판교 조성 당시 ‘일단 들여놓고 보자’ 식으로 업무단지로 추진하다 보니 공동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 시장은 그러면서 “판교를 게임콘텐츠특구로 조성해 각종 규제와 제한을 풀어 줄 것”이라며 “현재는 현수막도 제대로 걸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새로운 소비나 문화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시장은 이를 위해 ‘판교 트램’이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성남시 1인 가구 비율은 35%가량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60% 이상이 60대에 달하고 20대도 20%나 된다.
그는 “성남시 1인 가구 비율이 과할 정도로 높아 심각한 수준”이라며 “동네 약국 일부를 ‘사랑방약국’으로 육성하고, 구청에 ‘거북 키우기’ 협약을 맺어 수조와 거북을 지원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