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게임 체인저’ 먹는 치료제... 화이자 vs 머크

입력
2021.11.06 11:21
17면
입원·사망 등 예방효과 화이자 89%, 머크 50%
화이자 30알, 머크 40알 복용해야... 80만원 선
부작용 20% 발생... 안전성 아직 '불확실' 판단
FDA 30일 승인 투표... 英 몰누피라비르 승인

미국 제약사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이어 화이자도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잇따라 개발하면서 두 제품의 효능과 복용법, 안전성, 공급량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알약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는 집에서도 손쉽게 복용 가능하고, 보관·유통도 용이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두 제품을 비교해 봤다.

입원·사망 확률, 화이자 89% vs 머크 50%

양측이 밝힌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효과가 더 좋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약을 투여했을 때 입원 및 사망 확률이 89%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하면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했다. 이에 비해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경우, 증상 발현 닷새 내 복용하면 입원 및 사망 확률이 50% 정도까지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법은... '화이자 30알 vs 머크 40알'

두 회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복용법은 비슷하다. 하지만 작용 방식과 용량은 차이가 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아침과 저녁, 1일 두 차례 각각 세 알씩 복용해 닷새간 총 30알을 먹어야 한다. 다만 리토나비르는 위장에 부작용을 일으키고, 다른 약물의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머크는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적이라는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도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투여한다. 팍스로비드와는 달리 회당 네 알씩, 5일 동안 총 40알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연내 공급량, 화이자 18만 명분 vs 머크 1,000만 명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사용 승인이 떨어지면,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18만 명 복용분을, 내년에는 5,000만 명 분량을 각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크의 공급 물량 계획은 연말까지 1,000만 명분, 내년은 2,000만 명 분량이다. 한국 정부는 9월 머크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20만 명분 구매 계약을 했고, 지난달에는 화이자와 7만 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한 상태다. 치료제 가격은 양측 모두 700달러(약 83만 원) 선에서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작용 20% 발생…안전성 불확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안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사용 심사를 진행 중이며, 영국 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머크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화이자는 자체 임상시험에서 팍스로비드와 위약을 먹은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 경증이었으며, 심각한 부작용은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약 1.7%(위약 투여 환자는 6.6%)로 보고됐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복용 환자의 12%, 위약 투여자 11%가 치료제 관련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연설에서 “FDA 승인을 받으면 우리는 그 알약을 곧바로 가질 수 있고, 감염된 사람들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치료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결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의 도구 상자 속 또 다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DA 자문위원회는 이달 30일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