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영화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가 스스로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주인공 강이안을 연기한 배우 윤계상은 1인 7역이라는 모험에 선뜻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려보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그가 '범죄도시'에 이어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돼 화제를 모았다.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가 리메이크 작품을 제작한다. 그는 "'유체이탈자'는 최근 몇 년간 접했던 작품 중 가장 혁신적이고 예기치 못한 놀라운 액션이 가미된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작품"이라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윤재근 감독은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유체이탈자' 제작보고회에서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할리우드에서도) 새로운 느낌의 소재에 흥미를 보인 것이 아닐까. (리메이크작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다. 단체 SNS 대화방에서 가상 캐스팅을 해보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10년 전쯤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매일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에 갔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쳐갈 때쯤, 문득 잠을 자고 내일 아침에는 다른 사람으로 깨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생각을 발전시켜 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유체이탈자'다.
주인공 강이안 역에 윤계상을 캐스팅한 이유는 뭘까. 감독은 "윤계상은 잘생긴 남자의 표준형이다. 배우로서 장점으로 생각했다. 변화의 폭이 크다. 어떤 역할을 해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며 "이안은 캐릭터가 도드라지는 역할이 아니다. 선악이 모호하게 보여야 했다. 윤계상이 적격이었다"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에이스 강이안 역으로 1인 7역 미러 연기에 도전한 윤계상은 "일인 다역 소재가 재밌었다. 남자 배우라면 하고 싶은 역할이다. 첩보물을 좋아하는데, 제게 이런 기회가 오게 돼 신났다"면서 "몸에 들어가는 배우가 1인 2역씩 한 거다. 회의도 많이 하며 감정의 변화를 알려드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총격, 카체이싱 등 고난도 액션을 모두 직접 소화하며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 역시 윤계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지연은 "어떨 때는 진지하고 어떨 때는 '어떻게 저런 장난을 치지' 싶을 정도로 천진난만하다.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어서 '윤계상 오빠의 삶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용우는 "윤계상은 다른 배우들의 연기 모니터를 하고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준다. 그게 촬영장에 전부 전파됐다. NG가 날 때는 '다시 잘하면 되지'라면서 응원해준다. 도덕교과서 같다"며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진심이란 걸 다들 아니까 같이 하게 됐고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유체이탈자'는 오는 2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