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도 못 막는 핼러윈… 이태원부터 광주까지 '북적'

입력
2021.10.3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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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등 일부 방역 소홀도

핼러윈 당일이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하루 앞둔 31일 밤, 서울 이태원과 홍대 일대는 궂은 날씨에도 어김없이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갑작스런 소나기에 핼러윈을 즐기러 온 사람들과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단속 중인 경찰이 옹기종기 가게 지붕 아래 같이 비를 피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 거리는 약 4만 명의 인파가 다녀갈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8만 명)에 비하면 적지만, 각종 캐릭터로 분장을 한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턱까지 내리거나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홍대 거리도 이날 종일 북적였고,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음주 관련 사고도 이어졌다. 전날 밤 10시 40분쯤 강남역 인근에선 BMW 승용차로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려 했던 20대 남성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됐고, 이날 오전 2시에는 한 여성이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 앞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핼러윈 열기는 지방에서도 뜨거웠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 광장 일대에는 20, 30대 수백 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과 유흥주점, 음식점 등이 대부분 만석이었고, 일부 영업장 앞에는 5m가 넘는 대기 줄이 생겼을 정도다.

정부는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점검을 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월 1일부터 영업시간 제한 등을 푸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서 적용 시점을 1일 오전 5시로 정했다. 핼러윈데이 행사나 파티가 이날 새벽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따라서 서울 강남, 홍대, 이태원 등도 이날은 밤 10시까지만 영업해야 한다. 서울시와 경찰은 10시를 전후로 합동 단속을 진행하고, 11월 2일까지 외국인 밀집 지역 등을 대상으로 특별방역 관리대책과 모임 자제 협조캠페인을 시행할 계획이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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