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G로 승부 못 냈다…삼성ㆍKT, 35년 만의 1위 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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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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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삼성이 35년 만의 단판 1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KT는 30일 인천 SSG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삼성도 창원에서 NC에 11-5로 승리하면서 두 팀은 정규시즌 144경기를 똑같이 76승 9무 59패로 마쳤다. 이에 따라 두 팀은 31일 오후 2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무제한 이닝으로 진행되는 1위 결정전을 치른다. 프로야구에서 타이브레이커 경기가 열리는 건 1986년 후기리그에서 동률의 성적으로 마친 OB와 해태의 3전 2승제 타이브레이커 이후 처음이다. SSG는 6위로 밀려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T는 1회 시작하자마자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유한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장성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1회말 KT 선발 소형준도 연속 안타와 연속 볼넷 등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KT는 3회에 유한준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균형을 깼다. 이어 5회에 대거 5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5-2로 앞선 1사 1ㆍ3루에선 호잉이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를 터뜨려 KT 더그아웃을 열광케 했다.

1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은 삼성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고전했던 삼성은 호세 피렐라, 오재일, 김헌곤의 대포 3방을 앞세워 승리했다. 특히 오재일은 3-4로 역전을 허용한 뒤 5회초 결정적인 재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정규시즌 최종일에 갈린 역대급 순위경쟁에서 웃은 팀은 또 있었다. 키움은 광주에서 KIA를 6-1로 꺾고 시즌 70승 67패 7무(0.511)을 기록, 이날 패한 SSG(66승 64패 14무ㆍ0.508)를 따돌리고 5위에 올라 내달 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키움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키움 이정후는 시즌 최종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을 기록, 데뷔 5년 만에 타격왕을 차지했다. 아울러 아버지 이종범(1994년)과 함께 최초의 '부자 타격왕'이 됐다.

한편 LG는 부산 롯데와 최종전에서 2-4로 패했다. 3위 LG는 이날 경우에 따라 1위도, 2위도 할 수 있었지만 모두 놓치고 준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됐다. 두산은 대전에서 한화를 5-3으로 꺾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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