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정자료 일부를 허위 제출한 혐의로 29일 약식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고진원)는 이날 박 회장을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공판 절차에 따른 정식재판 대신 서면심리만으로 벌금 등을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박 회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공정위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계열회사 6개(연암, 송정,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 평암농산법인)와 친족 7명에 관한 사항을 누락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연암과 송정은 박 회장의 조카들이,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은 박 회장 아들과 손자 등 친족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또 평암농산법인은 주주와 임원이 계열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회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6월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박 회장이 의무 위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현저하거나 상당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총액 기준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 집단으로,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이를 위해 기업 집단 동일인(총수)으로부터 계열회사와 친족 현황 등 지정자료를 제출받는다.
박 회장 고발은 지난해 9월 대기업집단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고발 지침이 제정된 뒤 세 번째 고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