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부채 내용을 공개하면서 강도 높은 대책 추진을 예고했다. 내년도 시 예산 편성을 앞두고, 지난 10년 간 시 재정운영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시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사업의 재구조화와 지출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시 전체 채무는 지난달 기준 18조 9,287억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1인당 198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투자·출연 기관을 제외한 서울시 본청 채무는 2012년 2조 9,662억 원에서 지난달 9조 5,4900억 원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채무 증가로 매년 지급하는 이자비용도 지난해 말 2,790억 원에 달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 서울시가 떠안을 빚은 12조 원 규모로 행정안전부가 재정건전성 관리기준으로 제시한 채무비율 25%를 넘어서게 된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빚은 내서 마련한 예산이 사용된 곳들을 보면 미래에 회수가 가능한 투자는 별로 없고, 빚 돌려막기가 아니면 일회적 선심성 지출이 너무 많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최근 감사에 들어간 시민단체 관련 주요 사업과 관련해서도 “행정조직이 직접 하면 되는 업무까지 소위 중간지원조직이라는 형태로 일부 시민단체에 맡기면서 추가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면서 “지금 서울시 재정에 그럴 여유가 없다. 일회성ㆍ소모성 예산지원으로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