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곧 사라진다" 우려에...고승범, '음식배달'도 허용 검토

입력
2021.10.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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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시중은행장과 간담회
"은행 투자자문업, 모든 상품으로 확대"
"금융권-빅테크 간 규제 차익 없도록 노력"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부동산으로 제한한 은행의 투자자문업을 모든 상품으로 넓히고 은행 부수 업무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이 전통적인 업무에만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주요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5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은행이 사라진 세상이 곧 도래할지 모른다'고 언급했는데 금융산업 근간인 은행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도 함께 고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위원장은 우선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를 적극 넓히겠다고 했다. 그는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탁재산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의 신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증권업계가 반대하고 있는 은행의 투자자문업 진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은행은 부동산 투자만 자문할 수 있다.

고 위원장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운영 중인 은행의 부수 업무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은행이 규제를 일정 기간 적용받지 않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본연의 업무 외에 실시하고 있는 부수 업무는 신한은행 '음식배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 위원장은 또 "은행이 하나의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빅테크가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선 "빅테크는 금융분야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면서도 "정부는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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