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세계관 드라마, 흥행 필승법은?

입력
2021.10.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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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세계관 조명한 드라마들 동시 출격
장단점 동시 존재…고정층 확실하지만 유입 어려워

아이돌 세계관을 담은 SBS '너의 밤이 되어줄게', JTBC '아이돌'이 같은 시기에 출격한다. 기대감 못지않게 우려도 짙다. 앞서 비슷한 이야기를 다뤘던 드라마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일까.

전 세계 중심에 선 K-POP을 조명한 아이돌 소재 드라마들은 꾸준히 존재했다. 올해 상반기 방송된 KBS2 '이미테이션'은 라이징 스타 정지소와 유키스 출신 이준영, 티아라 출신 박지연, 에이티즈 윤호, 아이오아이 프리스틴 출신 임나영 등을 내세우면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 K-POP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K-POP은 분명 특색 있는 소재로 다뤄지는 듯하다.

내달 7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사짜 입주 주치의의 달콤 살벌한, 멘탈 치유 로맨스를 그렸다. 극 중 월드스타 아이돌 밴드 루나는 효도관광계의 아이돌 인윤주(정인선)와 아슬아슬한 동거를 이어간다.

다음 날인 8일 방송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아이돌'은 실패한 꿈과 헤어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안내서로 당당하게 내 꿈에 사표를 던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분명한 득과 실…고정 마니아층 있지만 유입 어려워

현직 아이돌을 내세운 만큼 따라오는 이득도 있다. 이미 구축된 팬덤을 노린 마니아 고정 층이 주 타깃이다. 아울러 해외 인기도 제작사 입장에서 쏠쏠한 수입이 될 터다. K-POP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해외 팬덤의 큰 관심이 해외 판권 수입으로 이어지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너의 밤이 되어줄게'와 '아이돌' 모두 실제 아이돌처럼 그룹 공식 계정을 론칭, 실제 음악 방송 출연을 예고했다. 이른바 과몰입 유발을 위한 여러 장치를 두고 유입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안방극장에서 아이돌 소재로 다룬 드라마는 통상적으로 흥행과 멀리 떨어졌다. 앞서 '이미테이션'이 그랬듯 주 1회 심야 시간대 편성은 대중의 '픽'을 받기 어렵다. '이미테이션'은 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처참히 흥행에 실패했다. 뜨거운 화제성을 가졌던 SBS '펜트하우스'도 주 1회 편성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청률 하락세를 보였다.

청춘 이면 조명 외에 또 다른 강점 필요

앞서의 수순을 밟지 않기 위해 두 작품 모두 차별성을 확고하게 뒀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아이돌의 치유에 방점을 찍었고 '아이돌'은 아이돌 산업의 어두운 이면에 초점을 뒀다.

다만 청춘의 이면을 그리는 과정도 고심이 필요하다. 청춘이라는 카테고리 속 성장하는 이들을 담은 드라마들은 공감 외에 다른 강점을 함께 내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모습은 이제 식상함만 자아내기 때문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대다수인 드라마가 거쳤던 연기력 논란도 난관 중 하나다. 이들에겐 무대 앞 카메라와 촬영장 속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의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인기에 편승하기엔 시청자들의 눈은 이미 높아진 상태다. 웰메이드 연출도 반드시 동반돼야 할 것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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