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경북 지자체 중 백신접종률 '꼴찌'… 청년 많아서라고?

입력
2021.10.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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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0.9%, 경북 70.7%... 구미 61.9%로 23위
경북 22위 칠곡군보다도 6.1% 포인트나 낮아
"청년이 많아서" 해명 불구 소극 방역행정 거론

경북 제2 도시 구미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유독 낮아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린다. '젊은 층이 많아서 그렇다'는 말이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때 내륙 최대 수출기지로, 각 분야에서 앞서가던 구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26일 질병관리본부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경북 지역 백신 접종 완료율은 70.7%이다. 전국 평균(70.9%)과 비슷하다.

경북에선 성주(83.6%) 고령(80.9%) 군위(80.5%) 청송(80.5%) 의성(80.5%)군이 80%를 넘었다. 문경(76.0%) 영천(75.6%) 경주(74.2%)시는 물론 젊은 층이 많은 경산시(70.7%)와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시(68.6%)도 70%를 넘었거나 육박한다.

하지만 구미시는 61.9%로 전체 23개 경북 지자체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22위 칠곡군(68.0%)보다도 6.1%포인트나 낮는 수치다. 이는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백신 접종률에 최근 들어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다. 구미시의 누계 확진자는 26일 0시 현재 1,605명으로, 4차 유행이 본격화하던 8월 1일(732명) 당시 누계보다 2배 이상(119%) 늘었다. 최근 두 달 동안의 확진자 수가 20개월 동안 발생한 확진자보다 많다는 이야기다. 이는 같은 포항(82%), 경산(42%), 경주(107%)시 등 다른 주요 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구미지역에선 피시방과 사우나 등을 시작으로 외국인 모임 관련 확진자가 급증했다.

저조한 백신 접종률에 대해 구미시는 젊은 층이 많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는 젊은 층이 많아 우선접종대상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인구대비 접종률이 낮고,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우려한 탓인지 호응도가 낮은 편”이라며 “백신접종을 독려해 11월 말까지는 70%대로 끌어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과 제조업체가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경북 경산시(70.7%)나 젊은 도시의 대명사 세종시도 65.3%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이 많다는 것만으로 저조한 접종률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구미시의 '소극 행정'을 지적한다. 경북 지역 다른 시·군 대부분이 4월 초에 마친 백신접종센터 설치 작업을 구미시는 4월 말에 완료했다. 또 진단검사 수요 증가로 이어질 ‘백신패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을 종료키로 하는 등 상식과도 다소 동떨어진 행정을 펼치고 있다.

실제 경북 지역 다른 시·군은 보건소는 물론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까지 총동원돼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있어 구미시와는 대조를 보인다. 고령자가 많은 고령 군위 성주 등 군지역은 물론 경주시 영천시 등 시 단위 지자체도 외딴 마을이나 공장 등을 찾아다니며 접종예약을 해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아온 외국인 등에게 현장에서 임시번호를 발급한 뒤 접종하고 있다.

안동=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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