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 12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4월 11억 원대로 올라선 지 불과 반년 만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5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두 배가 됐다.
25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1,661만 원 오른 12억1,639만 원이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2억 원을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6억708만 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올랐다. 문정부 출범 초기 상승세가 가팔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듬해 10월 8억429만 원을 찍은 이후 한동안 안정세를 찾은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패닉바잉(공황매수)'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 확산하면서 아파트값은 '급등열차'에 올라탔다. 지난해 3월 9억1,201만 원으로 오르며 9억 원대에 진입했고, 반년 만에 10억312만 원으로 '10억 원 벽'도 허물었다. 다시 7개월 뒤인 올해 4월에는 11억1,123만 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이달 14억4,865만 원으로 전월 대비 1,885만 원 올랐다. 강북권 아파트는 지난 6월 9억 원대(9억290만 원)에 진입한 이후 4개월 만인 이달 9억7,025만 원으로 뛰어 연내 10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다만 격화했던 매수 열기는 최근 들어 한풀 꺾였다. 이달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월(106.2)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96.5다. 주간 단위로는 지난주 86.1을 기록해 5월 셋째 주 이후 처음 80선으로 내려왔다. 매수우위지수는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매매가격 추이를 예상하는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지난달 122.5에서 이달 113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짧은 기간 급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가 매수심리 위축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다만 양도소득세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의 '버티기'로 매물 자체가 대폭 늘지는 않고 있어 '대세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전세시장 불안이 집값을 밀어올릴 우려도 남아있어 상승세가 둔화하는 수준에서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