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쓰게 된 계기를 제공한 동물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건너왔으나 대륙과 단절된 섬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다. 대부분의 육지거북은 주로 풀을 먹는데, 갈라파고스에는 풀이 자라지 않는다.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은 풀 대신 열매와 선인장을 먹어야 했고, 높은 곳의 먹이를 먹으려고 기린처럼 목이 길어졌다. 등껍질도 목을 세울 수 있도록 돔 모양에서 안장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런 진화가 하루아침에 된 건 아니지만,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은 새 환경에서 새로운 생존방식을 만드는 데 성공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육지거북이 됐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떠나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이동해가는 것을 ‘블루오션 시프트’라고 한다. 블루오션 시프트는 동물의 진화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이 변화한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살아 남기 위해 조금씩 꾸준히 변신한 것처럼 블루오션 시프트는 ‘이해-상상-창조’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진화와 블루오션 시프트는 모두 변화된 환경을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도록 새로운 생존방식을 만들고 변화해나가는 과정이다.
네덜란드 호텔 체인 시티즌M은 전 세계를 빈번하게 이동하는 새로운 고객을 ‘모바일 시티즌’으로 명명했다. 또 이들이 호화로운 인테리어나 커다란 침실보다 안정적 인터넷 환경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발견했다. 시티즌M은 체크인 카운터, 레스토랑 등을 없애고 카페 같은 모습의 공용 로비공간을 대폭 확충한 새 호텔을 만들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고정된 가격에 여러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호텔계의 넷플릭스’가 되고자 한다”며 한 달에 600달러만 내면 뉴욕, 파리, 암스테르담에 있는 21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다시 한 번 진화에 성공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생존방식을 만들면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조직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벗어나 경쟁이 없는 새롭고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옮겨 가기 위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