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서비스업 양극화 ②미스매치 ③30대 위축…고용 흐름 3대 특이점

입력
2021.10.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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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 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가 고용 흐름을 바꿔 놓고 있다. 정보통신이나 금융보험 같은 비대면 서비스업 고용은 회복된 반면 도·소매와 숙박·음식, 예술·스포츠 영역의 대면 서비스업 고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또 기업의 구인난은 확대되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은 늘고 있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커지고, 30대 취업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4일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2021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고용 흐름에선 △서비스업 고용 양극화 △노동시장 미스매치 심화 △30대 취업자 감소 등이 포착됐다. 대부분 코로나19 확산세가 길어지면서 비대면 서비스가 늘고, 기업들의 양질의 일자리 채용이 위축된 데 따른 현상으로 해석된다.



비대면-대면 서비스업 고용 점차 벌어져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서비스업 고용의 경우 비대면 분야에선 회복세를, 대면 부문에선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면서 양극화가 뚜렷했다. 경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고용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비대면서비스업 고용은 올 1분기 플러스(+)로 전환된 뒤 점차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 고용은 여전히 감소세다.

이 가운데서도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는 주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나타났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음식 배달 확산 및 키오스크 설치 등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장 및 경기장에서의 취식불가 입장 제한 등은 예술·스포츠 영역의 고용 감소를 불러왔다. 다만 대면서비스업 중 교육서비스업 고용은 2분기부터 다소 회복되는 모습인데, 이는 올해 들어 대면 수업이 확대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기업은 "사람 부족", 구직자는 "일자리 부족"

경총은 현장에서의 구인난은 점점 커지는데,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찾아 취업을 연기하는 구직자(취업준비생)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 미스매치’도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5인 이상 사업체에서의 인력 부족률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고, 부족 인원은 28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만9,000명 증가했다.

반면 취업을 준비 중인 비경제활동인구는 작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통계청의 올해 1~9월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 비경제활동인구 85만7,000명이 직장을 구하지 않는 이유는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32.8%)’,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은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25.8%)' 순이었다. 기업들이 경력직 등 숙련된 인력을 원하고, 취업준비생도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설 곳 줄어드는 30대 취업준비생

30대 취업자 감소는 임금근로자,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 일자리’로 꼽히는 상용직에서 두드러졌다. 올 3분기 청년층(15~29세), 40대(40~49세), 중고령층(50세 이상) 고용은 증가했지만, 30대 고용만 오히려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대면서비스업과 30대 고용회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고용창출력을 높여야 하지만, 경쟁국보다 높은 최저임금과 경직적인 노동 관련 법·제도가 기업이 사람 뽑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며 “최저임금 안정과 유연한 근로시간제 마련 등 고용 경직성 완화를 위한 노동 관련 법·제도 개선으로 민간의 고용 여력을 확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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