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에 양상추가 빠진다고? 무슨 사연 있길래

입력
2021.10.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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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 "양상추 양 줄거나 제공 어려울 수도"
10월 한파에 양상추 수급 불안정해져
"양상추 포함 제품 구매하면 무료 음료 쿠폰 제공"

햄버거에 양상추가 없다면 어떨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한국맥도날드가 햄버거에 양상추가 빠질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이달 들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한파 떄문이다.

22일 한국맥도날드는 홈페이지에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하여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양상추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시는 경우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해 드린다"며 "고객님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수급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맥도날드의 이 같은 결정은 이달 들어 갑자기 닥친 한파 때문이다. 이달 중순 서울 최저기온은 1.3도까지 내려가며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까지 발령됐고, 10월 중순 날씨로는 1957년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영하권의 체감온도와 칼바람, 큰 일교차로 초가을임에도 코트와 패딩을 입어야 했다.

이로 인해 양상추가 냉해를 입어 출하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이에 햄버거 속 양상추의 양을 줄이거나 아예 빼는 방안을 결정해 발표한 것이다.

맥도날드의 양상추 관련 공지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에도 게시돼 있다.

하지만 햄버거의 필수 재료인 양상추가 빠지는 것에 소비자의 불만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직장인 장모씨는 "햄버거의 맛이 그만큼 떨어질 것 같은데, 무료 음료 쿠폰이 아닌 가격을 내려주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한파...활짝 웃는 식품업계도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 맥도날드는 울상이 됐지만, 반면 활짝 웃은 곳도 있다.

초겨울에나 나왔던 호빵은 때이른 성수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 등에는 벌써부터 다양한 종류의 호빵이 진열대를 채웠다. SPC삼립은 올해 로제, 민트초코 등 20여 종의 호빵을 출시했다.

추워진 날씨에 따뜻하게 즐기는 음료를 줄줄이 출시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쟁도 뜨겁다. 탐앤탐스는 전통차 메뉴로 쌍화차와 배생강차로 구성된 '탐의보감'을 내놓았다. 메가커피는 고소한 토피넛 음료와 '레몬진저허브' 등 다양한 과일 티를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들은 겨울철 별미인 군고구마 장수로 변신한다. GS25는 이달 말부터 판매하려던 군고구마 출시를 앞당길 예정이며, CU는 추운 날씨에 수요가 늘어나는 군고구마를 위해 판매 점포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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