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2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전두환이란 이름이 가지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고, 민중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엘리트 코스 위주로 밟아 온 윤 전 총장의 이력을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의 논리에 따른다면) 살인 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만 빼면 정치는 잘 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예우가 박탈돼 (호칭이) ‘전두환씨'"라며 "전두환씨는 내란 범죄의 수괴이고 집단학살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살아 있는 한 처벌한다, 영원히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공소 시효와 소멸 시효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두환 그분이 제발 오래 사셔서 법률을 바꿔서라도 꼭 처벌받게 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5·18 묘역 입구에 박힌 이른바 '전두환 비석'을 밟고 지나갔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주변에 물으면서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비꼬았다. 묘역 입구 부근 땅에 파묻혀 있는 이 비석은 전 전 대통령이 1982년 3월 전남 담양군에서 숙박한 뒤 그 곳에 세운 기념비로, 1989년 광주전남민주동우회가 부숴서 참배객들이 밟고 다닐 수 있도록 현 위치에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