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 시장 공략 가속화

입력
2021.10.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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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40GWh 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 내년 2분기 착공
2025년까지 북미 150GWh 생산능력 확보
삼성SDI도 각형 배터리 협업 지속 검토 중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 가속화에 나섰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 업체인 푸조시트로앵(PSA)이 올해 1월 합병해 출범한 글로벌 4위(판매량 기준) 완성차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북미 지역에 연간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장 부지는 북미 지역에서 유력 후보지를 두고 최종 검토 중으로, 내년 2분기에 착공해 2024년 1분기부터 제품 생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사용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300억 유로(약 41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스텔란티스는 마세라티, 지프 등 산하 14개 브랜드에서 모두 전기차 신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주요 지역에서 판매할 전기차 목표치를 유럽은 70%로, 미국은 40%로 각각 제시했다.

양사 간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크라이슬러와 협업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퍼시피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 간 오랜 협력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합작법인 설립 발표는 우리가 약속한 전동화 전환을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공장의 40기가와트시(GWh)를 포함,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만 모두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법인 설립과 함께 미국 현지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아직까지 미국에 생산 공장을 짓지 않은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배터리 유형인 파우치형이나 각형을 모두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한 것은 파우치형으로 예상된다"며 "삼성SDI도 피아트500에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오랫동안 스텔란티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향후 각형 배터리에선 삼성SDI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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