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업계 올해 채무불이행 규모 159%↑…총 8조6000억원"

입력
2021.10.07 21:05
화샤싱푸·타이허 등 채권 상환 못 해
조사업체 "실제 상황 더 심각할 수도"

중국 부동산 업계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1년 전보다 150% 넘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헝다그룹 파산 위기를 계기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어, 외신과 전문가들은 다른 중국 부동산 업체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진 않을 지 주목하고 있다.

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커얼루이 리서치센터는 지난달 27일까지 누적된 중국 부동산업계의 채권 디폴트 규모가 467억5,000만 위안(8조6,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59% 증가한 수치다.

커얼루이는 “자본시장에서 부동산 기업 채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실제 디폴트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화샤싱푸가 지난달 4일까지 878억9,000만 위안(16조2,000억원)의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했고, 타이허도 지난 7월 말까지 상환해야 했던 436억9,300만 위안(8조원)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파산 위기를 맞았던 헝다는 6월 말 기준 자산이 2조3,800억위안(439조원)인데, 부채는 1조9,700억 위안(363조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업계에 규제를 강화한 탓에 이들의 대출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주요 부동산기업 100곳의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조919억 위안이었다. 이 가운데 3분기 대출액(2,872억 위안)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었는데, 이는 2018년 이래 최저치였다. 커얼루이는 “올해 들어 융자가 급감추세”라며 “4분기에는 대다수 부동산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4분기 부동산 기업 전체의 만기 채권은 약 1,80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7% 줄어든 수치다. 다만 커얼루이는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까지 채권 상환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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