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엔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9월 한 달간 네 차례나 미사일을 쏘아 올렸는데, 전부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등 종류도 다양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한미에 맞서 무기체계 현대화ㆍ다양화에 중점을 둔 군사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달 30일 반항공(反航空ㆍ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같은 달 28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쏘아 올린 지 이틀 만에 다시 군사행동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미사일 기술의 진화를 뽐냈다. 통신은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펄스 비행 발동기(2단 추진로켓)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을 도입했다”며 “미사일 조종체계의 빠른 반응과 유도 정확도 등의 전투적 성능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풀어 쓰면 미사일 탄두부와 중간 부분에 조종 날개를 붙이는 ‘쌍타조종기술’로 기동성을 키웠고 1단에 추진로켓, 2단에는 요격미사일을 각각 단 ‘2중 임펄스 발동기’로 발사 속도 및 사거리를 높였다는 의미다.
지대공 미사일은 지상에서 공중에 떠다니는 적군의 전투기 등 비행체를 요격하는 방어무기체계다. 한미가 보유한 스텔스 전투기 F-35A 등에 대응해 속도와 사거리, 기동성 등 방어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볼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제를 베끼던 수준에서 벗어나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지대공 미사일을 공개했다”며 “형상 자체는 기존 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기동성으로 비행기를 요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신형 지대공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올 1월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은 발사관 4개를 탑재한 지대공 미사일 차량을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제원 등을 추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김 위원장이 1월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근거해 군부가 과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5차 시정연설에서도 “새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식 시간표’에 따른 군사행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앞선 세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서도 신기술을 과시했다. 지난달 11, 12일에는 소형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사거리 1,500㎞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15일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평가받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열차에서 쏘아 올리며 기동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 28일에는 음속의 5배(마하5ㆍ시속 6,120㎞) 속도로 평양에서 서울을 1분 만에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1차 시험을 무난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