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삼성의 준법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준법위는 30일 발간한 '2020년 연간보고서'를 통해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을 3대 준법의제로 꼽고 관련 후속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재판부의 주문으로 지난해 2월 만들어진 삼성 외부의 독립적 준법경영 감시기구다. 지난 1년간 이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노동·시민사회 소통과 관련한 약속을 이끌어냈으며, 삼성의 무노조경영 폐지와 4세 승계 포기 등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 이후에도 준법위를 계속 지원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준법위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관계사의 태스크포스(TF)팀이 추진하는 외부 컨설팅 용역 결과 등을 검토하고, 지배구조 관련 개선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이 대국민 발표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삼성 내부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관계사들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겼으며,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은 이를 바탕으로 오너 중심의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거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의 통합 의사결정 기구(컨트롤타워)를 만들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준법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준법 의무 위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계사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 및 이에 대한 평가지표, 점검항목 설정을 내용으로 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를 통해 최고경영진부터 모든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준법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또 준법위는 삼성의 적법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관계사의 노사관계자문그룹 등과 소통을 강화하고, 삼성 관계사의 노사 교섭 등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으며 노사관계에서 위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활동한다는 계획도 더했다.
김지형 삼성 준법위원장은 "핵심은 준법의 문화가 바뀌는 것이고, 이 일은 오래 걸리는 일이기에 계속돼야 한다"며 "세계인이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가치 중 하나가 '준법'으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가야 할 길을 쉼 없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