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항공업계 양극화… 3분기 실적도 대형항공사 '맑음, ' LCC '흐림'

입력
2021.09.26 20:00
화물운임 강세에 대한항공 2000억 원대 영업익 기대
아시아나항공도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어날 듯
LCC들은 적자 지속… 유상증자로 버티기 안간힘

2년 가까이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간의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FSC 업계는 화물 부문에서 수익 창출에 성공한 반면, LCC의 경우엔 반등이 요원한 여객 수요에만 치중하다 보니 이렇다 할 변곡점을 찾아내지 못하면서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서도 FSC와 LCC의 명암은 크게 엇갈린다. 최근 두 달간 나온 증권사 10곳의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대한항공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1,768억 원으로, 31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조짐이다. 화물 운임 상승세와 물동량 증가세가 적용된 이달 보고서만 반영하면 영업이익 전망치는 2,470억 원으로 껑충 뛴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13.4% 증가한 42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의 매출 역시 각각 30%, 25.8% 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 호실적의 배경엔 항공 화물이 자리했다. 인천국제공항 국제 화물 수송량은 지난달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여기에 물류 성수기로 알려진 3분기 물동량이 더해지면서 상승세는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가 늘어나면 운임 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64달러를 기록했고, 특히 이달 셋째 주 운임은 10.5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화물 매출은 기존 추정치보다 2,200억 원 늘어난 1조6,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4분기에도 항공 화물 운임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CC 업계는 울상이다. 화물 비중이 사실상 전무한 데다, 주수익원인 여객 수요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증권가 전망치를 살펴보면 3분기 영업손실은 제주항공이 635억 원, 진에어는 467억 원, 티웨이항공은 26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국내선 여객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선 여객 수는 6월 311만5,000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떨어지면서 지난달엔 270만2,000명까지 감소했다.

다만,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사이판 등의 여행 수요 회복 조짐은 긍정적이다. 이에 LCC 업계는 당장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이달 우리사주와 구주주 청약에서 105.4%의 청약률로 2,271억 원의 유상증자 청약을 마무리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각각 2,066억 원과 1,23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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