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순수 민간인만 탑승한 우주선이 사흘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본격적인 우주관광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8일(현지시간) “민간인 4명을 태운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오후 7시6분 플로리다 앞바다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 4명만 태운 크루드래건은 지난 15일 오후 8시께 발사됐다. 3시간 후 크루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420㎞)보다 더 높은 575㎞ 궤도에 무사히 진입했다. 최고 고도는 585㎞였다. 이후 사흘간 시속 2만7,359㎞로 지구를 선회했다.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크루드래건은 대기로 진입한 뒤 목표 고도에서 4개의 대형 낙하산을 펼치고 무사히 착수(着水)했다.
‘인스퍼레이션4’로 명명된 이번 우주관광 프로젝트는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 미국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 재러드 아이잭먼(38)이 스페이스X에 4인 비용을 모두 지불해, 이후 골수암 환자였던 헤일리 아르세노(29)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전문 간호사, 시안 프록터(51) 애리조나전문대 지질학 강사, 크리스 셈브로스키(41) 록히드마틴 데이터 기술자 등이 동승자로 선발됐다. 포브스 기준 아이잭먼의 자산은 24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로 알려져 있다.
앞서 7월 우주 관광에 성공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블루오리진과 억만장자리처드 브랜슨의 버진갤럭틱 우주선엔 전문 비행사가 함께 탑승했다. 이들은 불과 몇 분 동안 중력이 거의 없는 ‘극미 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었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본격적인 민간인 우주관광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주 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주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는 우주 관광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2023년에 일본 억만장자를 태우고 달 주변을 여행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