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치상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료기록 재감정을 신청했다.
15일 오전 부산고법에서 진행된 오 전 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해자 진료기록감정촉탁신청을 대한의사협회에 해놨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 측은 피해자가 강제추행 후 겪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피해 범위와 기간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진료기록에 대한 재감정을 요청한 바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3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진료기록에 대한 재감정 결과는 항소심 재판에서 중요 증거가 될 전망이다. 피해자가 강제추행 후 겪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1심 형량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기 때문에, 진료기록 재감정 결과에 따라 오 전 시장이 혐의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오 전 시장 측의 진료기록 재감정 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반발했다. 변호인은 “진료기록은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조사인데 피해자 측과 조율 없이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감정신청서에 피해자 측 의견도 같이 들어가도록 해야 하는데, 감정촉탁 채택을 비공개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통상 법원에서 감정촉탁을 많이 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 서둘려 감정촉탁을 해놨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9일 1심 선고 직후 법정 구속돼 복역 중인 오 전 시장은 이날 수형복을 입고 나타났다. 오 전 시장은 모두 진술을 신청한 뒤 “수감생활을 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면서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며, 남은 인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10월 13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