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만능줄기세포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 치매를 잘 일으키는 뇌세포를 만든 뒤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과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은 서진수 뇌·인지과학전공 서진수 교수와 이세인 박사과정생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적 위험인자인 APOE4를 갖는 ‘별 아교 세포’가 병리적 현상을 일으키는 방식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APOE4 유전자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일반적인 APOE3 유전형 보유자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확률이 5~10배 높다. 하지만 별 아교 세포에서 주로 발현되는 APOE4가 어떻게 병리적 현상을 일으키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이는 APOE4 유전형은 실험동물에서 관찰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상 난제를 만능줄기세포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APOE4와 대조군인 APOE3 유전형을 갖는 뇌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APOE4 별 아교 세포에서 과도한 콜레스테롤이 분비되고 이것이 신경세포 아밀로이드 베타 분비의 증가 원인이 됨을 확인했다. 나아가 APOE4 별 아교 세포로부터 증가한 콜레스테롤 분비가 신경세포 세포막의 지질 뗏목 형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서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APOE4 유전형과 별 아교 세포가 신경세포의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에 이바지하는 과정을 밝혀 알츠하이머 치매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새로운 목표와 제어 방법을 제시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세종과학펠로우십 신진 및 중견연구자 사업·뇌과학 원천기술 개발사업과 포스코 청암 사이언스 펠로우십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줄기세포지(Stem Cell Reports) 8월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