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강다니엘·라비, 가요계 '신흥 강자' 될까

입력
2021.09.15 09:33

가수 강다니엘과 라비가 가요계 신흥강자로 부상 중이다. 두 사람이 각각 수장으로 이끌고 있는 커넥트엔터테인먼트와 그루블린이 동료 아티스트들의 손을 잡고 적극적인 스펙트럼 확장에 나서면서다.

강다니엘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이하 커넥트)는 지난 2019년 그가 그룹 워너원 활동을 마친 지 약 6개월 뒤 1인 기획사로 출발했다. 강다니엘이 직접 대표이사로 나서며 창립한 커넥트는 올해 초까지 강다니엘만이 유일한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철저한 1인 기획사로서 행보를 이어왔다.

소속사의 수장으로서 약 2년간 홀로 활동을 해 왔던 강다니엘의 아티스트 영입 의지가 감지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지난 5월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얼른 나와 함께 뛰어 줄 수 있는 동료가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던 그는 원하는 영입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에 "오히려 여성분이었으면 좋겠다. 제 주변에 작업하는 분들 중 남자분들이 너무 많아서, 또 다른 감성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분이 있었으면 한다"라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강다니엘의 바람은 머지않아 실현됐다. 지난 7월 그룹 투애니원(2NE1) 출신 가수 CL이 커넥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씨엘은 커넥트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국내 활동 매니지먼트를 위임했다.

CL 영입 당시 "이번 계약과 더불어 향후 실력있는 아티스트들과 글고벌 비즈니스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던 커넥트는 다음 달 챈슬러를 잇따라 영입하며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 라인업을 강화했다. 그간 싱어송라이터 겸 음악 프로듀서로 활약해 왔던 챈슬러는 커넥트에서도 자신의 음악은 물론 프로듀서의 역량까지 발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며 아티스트 영입에 열을 올린 커넥트는 여자친구 출신 유주까지 품으며 이전과는 사뭇 다른 스펙트럼 확장을 알렸다. 여자친구의 해체 이후 거취에 관심을 모았던 유주는 커넥트에 새 둥지를 틀며 다양한 음악에 대한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팝과 R&B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강다니엘과 커넥트의 행보는 이제 소속 아티스트들이 선보일 음악색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특히 커넥트는 현재 아티스트뿐 아니라 국내외 음악 전문가들을 차례로 영입하며 1인 기획사를 넘어 가요계 트렌드를 이끌 소속사로서의 진화를 예고한 상태로, 이전까지 각기 다른 음악색을 추구해왔던 이들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에 대한 기대가 모이는 중이다.

그루블린의 수장 라비 역시 공격적인 아티스트 영입과 산하 레이블 확장을 통해 가요계 '신흥 강자'로 발돋움 중이다.

지난 2019년 라비가 설립한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은 '인지도와 상관 없이 가능성을 지닌 뮤지션을 발굴해 더 깊숙한 힙합 신으로 들어가기 위한 시도'라는 의미를 담아 출발했다.

데뷔 후 그룹 빅스 멤버로 활동하며 솔로 활동을 병행했던 라비는 독립된 회사인 그루블린을 설립하며 보다 확고한 음악색을 향한 도전에 나섰다. 설립 당시 래퍼 콜드베이 시도(Xydo)가 합류하며 힙합, R&B 레이블로서의 구색을 갖췄던 그루블린은 이후 나플라를 영입하며 보다 확고한 힙합 레이블로서의 행보를 알렸다. 또 6월에는 미국 유명 R&B 그룹인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의 한국 매니지먼트까지 맡으며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그루블린의 행보에 대해 "생각했던 것 보다는 잘 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스스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역량있는 아티스트들을 영입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던 라비는 지난 7월 자체 레이블 더 라이브(THEL1VE)를 설립하며 보다 폭넓은 아티스트 라인업을 꾸렸다.

더 라이브가 설립된 후 처음으로 영입한 아티스트는 에일리였다. 그간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사랑받아 온 에일리를 영입하며 그루블린과는 또 다른 역량을 갖춘 레이블의 탄생을 알린 더 라이브는 이후 마마무 출신 휘인까지 품으며 실력파 여성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실히 굳혔다. 마마무 멤버들 가운데 유일하게 재계약 체결을 하지 않고 이적을 택한 휘인은 더 라이브에서 마마무 활동과 솔로 활동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더 라이브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찾기 위한 오디션까지 진행할 예정임을 알렸다. 산하 레이블까지 빠르게 성장시키며 그루블린은 점차 가요계 '새로운 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힙합, R&B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역 없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추구하겠다는 뜻이 엿보이는 행보에 가요계 역시 그루블린을 주목 중이다.

강다니엘과 라비의 행보는 그간 1인 기획사, 혹은 소규모 기획사를 통해 독립 노선을 선언한 아티스트들이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기보다는 자신의 음악에 집중해 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그럼에도 두 사람과 손 잡은 아티스트들의 행보에 우려보다 기대가 모이는 이유는 두 사람이 확고한 음악적 방향성을 토대로 단계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젊은 아티스트들이 수장으로 이끄는 소속사라는 점 역시 기대 요소다. 동료 아티스트들과의 보다 공감어리고 밀접한 소통을 통해 기존 기획사들 못지 않은 아티스트 역량 발굴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뒤따른다.

본격적인 아티스트 영입 속 이미 강다니엘과 라비의 도전은 시작됐다. 두 사람과 커넥트, 그루블린이 과연 가요계에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는 이제 이들이 보여줄 '음악'에 달렸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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