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해외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최대시장인 미국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최근 자국 내 전력망과 신재생에너지 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에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방침도 천명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게 될 조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효성TNS의 미국법인(NHA)을 방문, 현지 시장 점검과 더불어 향후 마케팅 전략 등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TNS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소규모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차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 회장은 우선 댈러스 현지에서 금융 및 정보기술(IT) 전문가들과 만나 시장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은 이어 효성TNS 미국법인엔 급변하는 현지 디지털 금융과 결제 시스템 흐름을 파악해 강도 높은 혁신과 기술 개발도 주문했다. 효성TNS는 이에 향후 미국 금융기관들과 협력,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조 회장은 이달 초엔 효성중공업의 첫 미국 생산기지인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고압변압기 공장도 방문했다. 당시 조 회장은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을 만나 미국 비즈니스를 위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조 회장은 “현지 중공업 기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전력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테네시 지역과 상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해거티 상원의원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멤피스 공장의 성장과 사업 확대를 위해 다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멤피스 공장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은 연간 초고압변압기 60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존 목표의 2배 이상 상향된 것으로 내년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조 회장은 멤피스 공장을 효성중공업의 미국 시장 전진기지로 활용, 미국의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대한 대응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에 활용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