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일대에서 장승깎이의 맥을 잇고 있는 장승명인 김종흥(69)씨가 벨기에서 한국의 전통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 10일부터 한 달간 계속되는 브뤼셀 국제만화축제에 초청돼 현지인과 축제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장승만들기, 펜 사인회, 토크쇼 등을 펼치고 있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김 명인은 지난 9일 출국, 15일까지 현지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
김 명인은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개막식 축하공연에서 장승 포퍼먼스를 펼쳐 호평 받았다. 벨기에 만화축제조직위원회는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했다. 10~12일까지 ‘한국만화 위크엔드’로 정하고 한국만화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김 명인은 주벨기에 한국대사관과 문화원, 한인회 등 교민사회 관계자와 브뤼셀 시청 등 현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승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는 한국의 전통문화인 장승과 그 제작과정을 생생하게 펼쳤다. 퍼포먼스에서 만든 장승에 ‘만화대장군’의 명문을 새겼다. 퍼포먼스를 마친 뒤에는 한국교민 등과 아리랑을 부르며 뜨거운 동포애를 나눴다.
이번 행사 참가는 문화체육관광부, 만화영상진흥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관으로 성사됐다. 김씨와 함께 대한민국 스토리텔러 1호로 일컫는 류필기(44ㆍ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씨 등이 한복과 갓을 쓰고 개막행사에서 우리의 전통의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2022년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하회별신굿탈놀이도 함께 홍보했다.
이번 축제는 만화를 테마로 한 세계적인 행사다. 201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한 달간 주요 박물관, 갤러리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한국은 올해 올해 주빈국으로 초청받았다. 한국만화 위크엔드, 한국과 벨기에의 만화교류전인 ‘만화로 말하다’가 열리고 있다. 만화전시, 드로잉쇼, 토크쇼 등 한국만화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김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 이수자이다. 그 동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독일, 캐나다, 태국, 호주, 뉴질랜드, 야쿠티아 등 15개국에 장승공원을 조성했다. 장승퍼포먼스와 하회별신굿탈놀이 해외 공연을 50차례 이상 진행했다.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축배자로 선정됐다.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 부자와 독일 슈뢰더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국빈방문 시에도 공연과 장승을 선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