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연내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오체투지 시위를 벌였다. 차별금지법 제정안은 지난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으나,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개월째 뭉개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서 국회 본관 앞까지 30분간 약 1㎞를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오체투지는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 등 다섯 부분이 땅에 닿게 하는 큰절로, '참회하고 간절히 기원한다'는 의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달 30일부터 열흘간 서울 종로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실부터 국회까지 30㎞를 오체투지로 이동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양면적 태도를 비판했다.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강행하면서 국민 동의를 얻은 차별금지법 제정에는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여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가덕도특별법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법,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면서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같은 의지를 분명히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가짜뉴스를 없애겠다며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면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온갖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는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이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 청원에서 10만 명의 동의를 받은 차별금지법 제정안은 국회 캐비닛 안에 갇혀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9일 전남 목포시의 한 교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당 당론이 아니다"라며 "법사위에 회부는 하되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