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4, 15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한중 외교당국은 한반도 정세와 미중 갈등,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다양한 의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왕이 부장이 14,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 초청에 따라 한국을 찾는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15일 정 장관과 한중외교장관회담을 하고, 회담 뒤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고, 외교장관회담은 4월 중국에서 개최된 뒤 5개월 만에 열린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한중관계 전반과 최근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라며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방한은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관심이 간다. 왕 부장은 앞서 6월 정 장관과 통화하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한국이 미국 주도의 중국 압박 움직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때문에 이번 방한에서도 한미의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 지도부의 강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
왕 부장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한국의 지지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이 문 대통령 등 한국 측 고위 인사를 일찌감치 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해 보이콧 움직임을 견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